정부의 광우병 담화, 차라리 기름을 부어라
'인터넷 민란'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광우병'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가 이 논란을 한 번 수습해보겠다고 나선 것 같은데요.
오늘 정운천 농수산부장관과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이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했더군요.
과연 어떤 얘길 했을까?
농수산부 홈페이지(http://www.maf.go.kr/index.jsp)에 들어가 살펴보다, 또 다시 열 받고 말았습니다.
농수산부에서는 나름 논란을 수습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관련 문답자료>라는 것까지 배포했습니다. 광우병 안전성과 관련해 모두 15가지 우려 혹은 의문 사항에 대한 답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자료인데요..
정말 우리가 세금 내면서 월급 줄 가치가 있는 공무원들인지 짜증이 머리 끝까지 솟구치네요.
저같은 비전문가도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이렇게 크게 치솟는 여론을 수습하겠다니, 정말 2MB 정부답습니다.
몇 가지만 인용해서, '문답'에 다시 '반박'해보겠습니다.
라는 질문에 농수산부는,
이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굵은 글씨로 표시했듯,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하더라도 SRM(광우병 위험물질)을 제거하면 안전하댑니다. 왜? OIE가 그렇게 평가해서...
말인즉슨 광우병에 걸린 소라도 SRM에 제거하면 먹어도 문제가 없다는 말인데, 이 첫번째 문답에서부터 빡이 돌아버리네요.
또,
에 대해,
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30개월 이상 소를 팔기 위한 거 때문이 아닌가요? 그것도 1년 유예까지 해서..
또, 정말 열받는 건데..
라는 질문에,
□ 이러한 광우병 예찰 검사와 더불어 도축장에서 모든 도축 소는 연방 수의사의 임상검사를 거쳐서 광우병 감염소나 감염소로 의심될 경우에는 도축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에 광우병 감염소가 식용으로 도축될 가능성은 거의 없음
이라고 답했습니다.
그것때문에 사상 최대의 쇠고기 리콜 사태가 발생한 것도 모르나?
세상 사람들, PD수첩을 본 사람들은 이미 다 아는데, 미국의 소 도축과 검역 실태가 어떤지, 얼마나 형편없는지, 다 아는데, 어떻게 "도축장에서 모든 도축 소는 연방 수의사의 임상검사를 거쳐서 광우병 감염소나 감염소로 의심될 경우에는 도축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에 광우병 감염소가 식용으로 도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쓰러진 소를 때리고 전기충격 가하고 지게차로 밀어붙이고...그리고 도축을 했는데, 그 회사 대표까지 청문회에 불려 나와 '불법'을 시인했는데 말이다.
열 다섯 가지 문답을 하나하나 다 따지고 싶지만, 하다보니, 정신건강에 무척이나 해롭네요..
농수산부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내세우는 논리는 일에서 백까지가 모두 'OIE'가 미국을 '광우병위험통제국가'로 판정내렸다는 것입니다.
OIE가 어떤 곳인지도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데...
정말 이런 일 하라고, 세금 계속 내야 하는 겁니까?
이러고도 '인터넷민란'이 수그러들거라고 믿는다면, 정말 대단한 착각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우병 실상을 제대로 알려라'라고 각부처에 지시한 모양인데, 진짜 광우병에 대처하는 정부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