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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산', 짜증난다, 그래도 본다

드라마후비기

by hangil 2007. 11. 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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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가벼운 이야기 하나... --;

요즘 즐겨 보는 드라마는, 딱 세 편 <이산>, <태왕사신기>, <대조영> 이다. 요즘 드라마, 사극이 대세인데, 이 추세에서 나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누군가가 <얼렁뚱땅 흥신소>를 권하길래 '볼까..' 하면서도 아직 시작은 하지 못했다.

세편 중, 순위를 매기자면, <태사기>, <대조영>, <이산>이다.
사실, <이산>은, '즐겨 본다'기보다는 '그냥 습관적으로 본다'는 의미가 강해 순위에 넣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이 세편은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보고 있다.

근데, 왜 <이산>은 '즐겨 보질 않고 습관적으로 본다'고 그럴까?

자문자답하자면, <이산>은 재미가 있으면서도 '짜증만땅'이기 때문이다.
보는 동안 짜증을 내면서 '내가 이걸 계속 봐야 하나' 싶은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 그래도 월화만 되면 습관적으로 MBC로 채널을 맞춘다. 습관적으로...

<이산>은 짜증이 제법 나는 드라마다.

이야기 전개 과정도 지루하기 짝이 없고, 한 편에서 다루어지는 자그마한 에피소드들도 차마 눈 뜨고 집중해서 보기 민망한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도대체 하나의 사건이 전개되고 마무리되는 데 얼마나 있어야지 결과를 알 수 있는지 화가 날 지경이다. 예를 들어, 이산이 '역적도당들과 한패'라는 누명을 쓰고, 이를 벗기 위해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세월아, 네월아 였다.

그 와중에 군데군데 끼어드는 '이산과 송연의 러브씬'은 하품나오기에 딱일 정도로 지루하고 식상하기만 하다. 송연이가 짓는 표정은 언제나 꼭 마치 순정만화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눈을 반짝이면서 이산을 바라보며 애달파 할 뿐이고, 이산은 언제나 지그시 애정 듬뿍 담긴 눈길과 천편일률적인 낮으면서도 지긋한 목소리로 송연을 대한다. 거의 똑같은 수준의, 똑같은 포맷의, 똑같은 구조의 사랑이야기가 반복 또 반복된다. 이때 깔리는 BGM까지 지겹기 그지 없다.

내가 보기에 더 큰 결함은 제목이 <이산>이고, '정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사건해결은 언제나 이산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우연'의 반복으로...
저번주까지 해결사는 송연이었다. 청나라 사신이 원하는 기린을 그리고, 누런 옷감을 흰 옷감으로 염색할 방법을 '발견'해내고, '역적'들의 누명을 벗겨낼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그림을 송연이가 찾아냈다.

만약 송연이가 없었더라면(이걸 정사라고 가정한다면.. --;) 정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번주부터는 송연이 대신, 홍국영이 해결사로 등장하기 시작한다...쩝...
세손의 암살 시도를 미리 '예감'하고 '익위사' 단원들 딱 세명으로 10명의 암살무리들을 처리했다...
홍국영은 앞으로 계속 모든 사건의 해결사가 될 것이다.
이산은 그저 '그는 믿을 만한 사람이오', '그 사람의 그릇은 그 정도가 아니오'라며 홍국영에 대한 애정만 보이면 된다. 그러면 모든 사건과 갈등은 만사형통~

캐릭터도 천편일률적이다.
송연은 '캔디'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물론 우는 장면도 많다.. 천편일률적으로..), 웃거나 울거나, 천진난만하거나, 사랑가득한 표정을 짓는 게 다다.
대수는 '이대근'이다. 큰 동작으로 매번 소리 지르는 게 대부분이다. (이종수가 이렇게 연기를 못하는 지 차마 몰랐다)
이산은 다양한 사람과 대면하는 관계로 다양한 연기를 펼치긴 하지만 평면적이다. 영조를 대할 때, 측근을 대할 때, 송연이와 대수를 대할 때, 정후겸을 대할 때... 딱 구분되어 있고, 연기의 범위가 이 특을 벗어나지 않는다.

가장 연기 잘하는 사람은 당근, 영조(이순재)다. 정말 돋보인다고 할 수밖에...

정말 짜증 지대로인 드라마다.
그래도 나는 본다.. 습관적으로...
그저, 이산이 어떻게 '정조'가 되는지, 어떤 암투를 다 이겨내고 '조선 최고의 현군(賢君)'이 되는지..그게 궁금해서 본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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