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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교시 부활..이제 '신동엽의 하자하자'도 없는데..

쇼오락후비기

by hangil 2008. 4. 1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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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학교자율화'를 명목으로 '자율성을 저해하는 지침'을 '즉시 폐지'한다면서 29개 지침을 당장 오늘부터 폐지한다고 어제 발표했는데요...

그 가운데는 '정규수업 전과 오후 7시 이후의 보충학습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학사지도 지침 폐지'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제 '0교시'가 부활하고 야간 자율학습, 보충수업이 기승을 부리게 될 것 같네요. 그 동안에는 이 지침에 근거하여 교육부나 교육청이 0교시 수업 등을 단속할 수 있었는데, 그걸 이제 학교장의 재량에 맡겨버리기로 했거든요.

말 그대로 '자율화'는 '자율화'인데.. 진짜 자율화가 될까요?

한 명이라도 더 대학에 보내려고, 한 명이라도 더 '명문대'에 보내려는, 그래서 '유능한 교장'으로 이름을 날리시려는 샘들께서 어떻게 할 것 같나요?

말 더 않겠습니다. 불 보듯 뻔 하죠...

근데... '0교시 수업'이라니깐 떠오르는 게 있네요.

0교시 수업은 지난 2002년까지는 뭐 고등학교에서 일반화되다시피 했던 겁니다. 수도권 등 대도시에서는 특히 그랬구요..

아이들이 마치 '새벽별 보기 운동'이라도 하듯 새벽같이 학교엘 가다보니 아침밥 못 챙겨먹는 경우가 허다했죠.

바로 그때, 당시 MBC의 '!느낌표'의 한 코너였던 '신동엽의 하자하자'에서 밥도 못먹고 학교가서 병든 닭처럼 기운없이 책상 위에 엎어지기부터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아이들한테 밥을 먹이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0교시 수업을 위해 새벽같이 학교에 나오는 아이들의 '비참한 현실'에 대해 전국의 시청자들이 불쌍한 마음을 감출 수 없게 되었고, 0교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0교시는 폐지되었구요.

당시 기사 하나 옮겨 볼께요

0교시 폐지의 일등공신, MBC '…하자하자'

지난 1월말부터 조기등교 폐지 캠페인을 벌여왔던 MBC 공익성 오락프로그램「!느낌표」의 '신동엽의 하자하자' 코너가 실제로 0교시 수업폐지를 일궈내자 시청자들의 환호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26일 "오전 8시 이전의 획일적인 강제등교를 금지하고, 야간 자율학습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학교교육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시 교육청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데는 '신동엽의 하자하자'가 이끌어냈던 0교시 폐지 여론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코너로 인해 청소년들의 교육환경이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격려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코너는 당초 아침 일찍 등교하며 학업에 시달리는 고등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차려주자는 의도로 기획됐다.

하지만 제4회 방송에서 한 교사가 출연, "학생들이 0교시 수업에 나와 너무 힘들어한다"는 말을 하면서, 정규수업이 아닌 0교시의 문제점을 인식하게된 제작진은 보다 적극적으로 조기등교를 폐지하기 위한 캠페인에 돌입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지난 1월말부터 방송돼 사회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세계각국 고등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대조적인 등교시간 모습을 보여주는 시리즈였다.

영국, 프랑스 편에 이어 일본, 베트남 편이 방송되면서, 성인 시청자들도 조기 등교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됐고, 이에 고무된 학생들은 0교시 폐지 온라인 운동에 나섰다.

이어 지난 3월 9일에는 '신동엽의 하자하자'코너에서 고등학생 100명을 스튜디오에 출연시킨 가운데 대토론회를 개최, 0교시 폐지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한군데 집약시켜 더욱 설득력을 높였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연출한 노도철 PD는 "전세계에서 잠을 자기 위해 등교하는 학생들은 우리나라에 밖에 없을 것"이라며 "불합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뚝심있게 노력한 것이 '0교시 폐지'라는 현실적인 결과로 나타나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개그맨 신동엽은 "지친 모습으로 등교해 학교에서 자고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0교시가 폐지돼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서울시교육청의 폐지 결정을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2주간 '신동엽의 하자하자'는 0교시 폐지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 0교시 폐지 이전과 이후의 학생들의 등교모습 비교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2002년 3월 27일 연합뉴스)


당시 '신동엽의 하자하자'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여론을 불러일으켰죠.
학교 현장의 변화까지 이끌어냈으니, '공익적 오락프로그램'의 사회적 영향력 또한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이런 프로그램 덕분에, 그래서 여론이 모아진 덕에 겨우 아이들을 아침밥 정도는 먹이고 학교 보낼 수 있도록 0교시 수업을 없앴는데... 이명박 정부는 대번에 '부활'시켜버리는군요. 대단합니다~

이제는 '느낌표'도 없고, 신동엽도 더 '아침밥 먹자', '헬멧 쓰고 다니자'고 '하자 하자' 하지는 않고, '있다, 없다'만 외치고 있는데, 부활되는 0교시는 이제는 어찌될른지...

이래저래 이놈의 이명박 정부는 고민거리, 우울해질 이야기만  매일같이 잔뜩잔뜩 안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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