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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광우병 담화, 차라리 기름을 부어라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8. 5. 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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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민란'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광우병'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가 이 논란을 한 번 수습해보겠다고 나선 것 같은데요.

오늘 정운천 농수산부장관과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이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했더군요.

과연 어떤 얘길 했을까?
농수산부 홈페이지(http://www.maf.go.kr/index.jsp)에 들어가 살펴보다, 또 다시 열 받고 말았습니다.

농수산부에서는 나름 논란을 수습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관련 문답자료>라는 것까지 배포했습니다. 광우병 안전성과 관련해 모두 15가지 우려 혹은 의문 사항에 대한 답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자료인데요..

정말 우리가 세금 내면서 월급 줄 가치가 있는 공무원들인지 짜증이 머리 끝까지 솟구치네요.
저같은 비전문가도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이렇게 크게 치솟는 여론을 수습하겠다니, 정말 2MB 정부답습니다.

몇 가지만 인용해서, '문답'에 다시 '반박'해보겠습니다.

문1】협상 결과에 따라 SRM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생산된 모든 부위의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클 것으로 보는데...

라는 질문에 농수산부는,

□ 이미 OIE에서 미국내 광우병 발생 소가 존재하거나, 추가 발생하더라도 도축되어 식용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설사 BSE 감염 소가 도축될 경우에도 위험부위인 SRM을  제거할 경우는 안전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음

이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 여기서 BSE는 광우병의 또 다른 이름 '소해면상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을 일컫는 말입니다. 즉 광우병을 광우병이라 부르지 않고 좀 우아하게 표현한 것이죠. --;
굵은 글씨로 표시했듯,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하더라도 SRM(광우병 위험물질)을 제거하면 안전하댑니다. 왜? OIE가 그렇게 평가해서...
말인즉슨 광우병에 걸린 소라도 SRM에 제거하면 먹어도 문제가 없다는 말인데, 이 첫번째 문답에서부터 빡이 돌아버리네요.

또,

문2】미국이 지난 주 강화된 사료금지조치를 발표했는데 유럽이나 일본보다 훨씬 완화된 조치로 BSE 교차오염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기 어렵다고 보는데....

에 대해,

이번에 미국이 공포한 강화된 사료금지조치는 OIE의 권고와 광우병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추가 조치이며...

라고 합니다.

==> 미국이 '강화된 사료금지조치'를 공포한 게 소비자의 우려 때문이라??
우리나라에 30개월 이상 소를 팔기 위한 거 때문이 아닌가요? 그것도 1년 유예까지 해서..


또, 정말 열받는 건데..

미국이 도축소의 0.1% 정도만 광우병 검사를 하고 있는데 광우병 감염소가 도축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나?

라는 질문에,

□ 미국은 OIE에서 권고하는 고위험군 소를 대상으로 광우병 검사를 실시 중이며, 단순한 검사 두수보다는 광우병 검색확률이 높은 고위험군 소를 검사함으로써 효과적으로 광우병 감염소를 색출할 수 있는 검사체계를 운영하고 있음
□ 이러한 광우병 예찰 검사와 더불어 도축장에서 모든 도축 소는 연방 수의사의 임상검사를 거쳐서 광우병 감염소나 감염소로 의심될 경우에는 도축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에 광우병 감염소가 식용으로 도축될 가능성은 거의 없음

이라고 답했습니다.

==>농수산부 관료들은 '웨스트랜드 홀마크'사의 도축장 영상도 안봤나?
그것때문에 사상 최대의 쇠고기 리콜 사태가 발생한 것도 모르나?
세상 사람들, PD수첩을 본 사람들은 이미 다 아는데, 미국의 소 도축과 검역 실태가 어떤지, 얼마나 형편없는지, 다 아는데, 어떻게 "도축장에서 모든 도축 소는 연방 수의사의 임상검사를 거쳐서 광우병 감염소나 감염소로 의심될 경우에는 도축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에 광우병 감염소가 식용으로 도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 할 수 있을까?
쓰러진 소를 때리고 전기충격 가하고 지게차로 밀어붙이고...그리고 도축을 했는데, 그 회사 대표까지 청문회에 불려 나와 '불법'을 시인했는데 말이다.



열 다섯 가지 문답을 하나하나 다 따지고 싶지만, 하다보니, 정신건강에 무척이나 해롭네요..
농수산부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내세우는 논리는 일에서 백까지가 모두 'OIE'가 미국을 '광우병위험통제국가'로 판정내렸다는 것입니다.

OIE가 어떤 곳인지도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데...

정말 이런 일 하라고, 세금 계속 내야 하는 겁니까?

이러고도 '인터넷민란'이 수그러들거라고 믿는다면, 정말 대단한 착각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우병 실상을 제대로 알려라'라고 각부처에 지시한 모양인데, 진짜 광우병에 대처하는 정부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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