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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송연을 해결사로 만들어 뭐하려고?

드라마후비기

by hangil 2008. 5. 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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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30%가 넘는 드라마에다 대고 쓴소리를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예전에 한 번 그랬다가 그 드라마의 팬들에게 된통 당한 적도 있는데요. 그래도, 그냥 두고 보기엔 좀 내키지 않아 한 마디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드라마 ‘이산’ 인데요.
‘이산’... 참 안타까운 드라마입니다.
‘이산’과 관련해 이번까지 모두 3번 글을 쓰게 됩니다. 모두 좋은 이야기는 없는데, 내가 ‘이산’ 안티라서, 정말 ‘이산’을 싫어해서 안좋은 이야기들을 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

단지, 이 좋은 소재를 가지고 어찌 이렇게밖에 이야기를 못풀어 낼까, 아쉽고 또 아쉬워서, 그러다보니 눈에 안차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 ‘쯧쯧쯧’하면서 혀를 찰 수밖에 없게 되더라구요.

어제도 그랬습니다. 사실 이런 안타까움을 안가지려고, 요즘 웬만하면 ‘이산’을 안보려고 하는데, 그래서 SBS ‘사랑해’를 한동안 보려고 ‘노력’했는데, ‘사랑해’도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구요. 허영만의 만화를 통해서는 무진장 감동도 받고, 참 재밌어 하면서 봤는데, 드라마 ‘사랑해’는 한 마디로 어처구니없더군요.

어쨌든 그래서 어제는 시간도 되고 해서 정약용도 등장해 기대되는 부분도 있어서 ‘이산’을 봤는데,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군요. 하나만 이야기해 볼께요.

홍국영이 죽었습니다. 나름 열연을 펼치고, 꽤 감동을 자아내려고 하면서 최후를 맞았죠. 그리고 정약용이 등장합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산’이지만 그동안 ‘정조-홍국영-노론파(장태우)-성송연-혜경궁-정순왕후’ 등 혼란스러운 축으로 진행되던 구조에서 신구의 교체가 이뤄지며 정조의 개혁정치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함과 동시에 정약용의 활약이 이뤄질 수 있는 과정으로 넘어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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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제 ‘이산’은 앞으로 남은 이야기도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아니라 ‘인간 이산의 사생활’에 맞춰질 거란 예견을 갖게 했습니다.

어제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 외교마찰이 발생했습니다. 정약용이 해결의 비책을 찾아내 활약상을 드러내나 싶더니, 청나라 태감의 지략에 한순간에 꺾여버리고, 송연이 해결사로 등장하더군요. 송연의 해결사적 면모가 참 오랜만에 나타났습니다. 도화서 시절, 위기 때마다 어쩜 그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일이든 척척 해결해내더니, 궁에 들어가 별 볼일 없는 후궁이 되어서도 깜짝 해결사로 등장합니다.

여기에 이제 송연이 ‘회임’까지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남은 이야기는 뻔해 보입니다. 송연이 아들(문효세자)을 낳아 기뻐 하지만, 얼마 안 되어 이 아들은 죽고 마니 정조와 송연이 애달픔이 극에 달하겠지요. 그러다 얼마 못가 송연까지 죽고 나면 홀로 남은 정조는 거의 반폐인 상태에 있다 어찌저찌 드라마가 끝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멜로드라마로 성격지워질 우려를 지우지 못하겠네요.

오래전부터 ‘이산’이 홍국영보다는 정약용에 집중해주길 기대해왔고, 이제 겨우 정약용이 등장하게 되었는데, 정약용을 비롯한 실학자들의 활약은 거의 보지 못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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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약용으로 등장한 송창의)


‘이산’ 또한 시청률이 높은 성공한 드라마로 남을 것은 확실한데, 드라마적 가치는 그다지 찾을 길이 없겠네요. 개인의 호불호이긴 하지만 ‘이산’보다는 ‘정조암살 미스터리 8일’이 내용에서나, 서사에서나, 배우들의 연기에 있어서나 몇배나 더 재밌는 드라마였던 것은 물론 케이블에서 이 정도의 수준급 드라마를 제작하고 방송했다는 점에서나, 다른 여러 가지 측면에서 드라마적 가치 또한 ‘이산’보다 훨씬 높다가 감히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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