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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오체투지 순례단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8. 9. 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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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고된 수행의 길을 떠난 '오체투지 순례단'을 아십니까?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

두 종교인이 지리산 노고단에서 출발해 휴전선 넘어 묘향산까지 이르는 오체투지의 길을 떠난지 벌써 15일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차로 5분이면 갈 거리를 두 분은 두 발과 두 손과 머리를 땅바닥에 닿도록 엎드려 가며 하루 종일 갑니다.

오체투지란 신체의 다섯부분 즉 양팔꿈치, 양무릎 그리고 이마를 땅에 완전히 대는 자세입니다.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낮아지는 자세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겸손을 의미하며, 마음을 비운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 마음은 새로운 것을 채우려 해도 헌 것이 차고 넘치는데 어떻게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오체투지로 헌 것을 버리고 0에서 100까지 새로운 것을 채운다는 것입니다.


이미 새만금 갯벌을 지키기 위해 삼보일배를 함께 한 적이 있는 두 분의 몸은 말이 아니게 상해 있습니다. 특히 수경 스님은 당시 무릎 수술까지 받았다고 하지요.

그런데, 삼보일배 보다 몇 배나 더 힘든 오체투지의 길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거리도 그때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길입니다. 차로도 가기엔 먼 길, 걸어서도 가기에도 도저히 엄두조차 나지 않는 길을 두 분은 오체투지하며 묵묵히 가고 있습니다.

두 분의 순례길을 다룬 기사와 글들을 보는 것은 무척이나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그리고 가슴 속에 뭔가가 울컥 솟아나는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눈가가 붉어지고 물기가 은근히 스며들게도 합니다.

두 분은 도대체 왜 그러는 것입니까!!

사람의 길을 찾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생명의 길을 찾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평화의 길을 찾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한낱 미물인 지렁이 앞에서도 온 몸을 숙이며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발자취, 아니 온몸자취를 따라가고, 그것을 지켜보는 것은 무척이나 불편하고 가슴 아리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두 분의 오체투지를 함께 하지는 못할지라도 그 분들이 가는 길을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라보기만이라도 해야 하겠습니다.

두 분의 길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깨끗해집니다.
시계 바늘이 20년, 30년 뒤로 후퇴하는 이 시절,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에는 너무도 팍팍한 이 시절,
신문과 방송을 보면 한 숨 부터 쏟아져 나오는 이 시절,
두 분이 길바닥에 바짝 엎드리는 모습이 비록 불편함을 가지게는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새로운 힘을 솟게 만느네요.

마음만이라도 두 분의 길을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세상사에 시름겨워하고 있습니다.
나의 ‘오체투지’가 이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나는 나의 기도가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발원할 따름입니다.
세상을 제대로 보고
사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로 서는 계기가 되어서
내가 변한 만큼이라도 세상이 변하고,
나와 인연이 닿는 생명들과 선한 기운을 나누게 하는
평화의 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겹고 외로운 누군가가,
땅바닥에 엎드려 자신과 같이 어깨를 들썩이는 걸 알고
작은 위안이라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수경 스님의 메시지)











(사진 출처= http://blog.ohmynews.com/dhcpxnwl/)

읽어보세요~
신부와 스님이 오체투지로 함께 찾는 길은(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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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런 거 할 줄 모르는데... 그냥 블로그에다 걸어놓으려고 '오체투지 순례단'의 까페로 연결되는 배너를 만들어봤습니다.

처음 만드는 거라서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고, 투박하지만, 혹시나, 쓰실 분이 계실까 하여, 소스를 남겨놓습니다.

<a href="http://cafe.daum.net/dhcpxnwl" onclick="window.open(this.href);return false;"><img src="http://cfs.tistory.com/custom/blog/7/77150/skin/images/oche.g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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