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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공정택보다 보수신문이 더 문제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8. 10. 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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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학교 설립'과 관련한 서울시 교육청의 행태가 점입가경, 갈수록 가관입니다.
서울시 교육위원회에다 '국제중 지정 동의안'을 제출해 시교위가 '보류' 결정을 내렸음에도 서울시 교육청을 '내년 3월 설립을 강행하겠다'며 독불장군 식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시교위가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국제중 설립의 필요성은 공감한다'고 한 입장을 표명을 근거로 '국제정 설립 강행'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자 한겨레 신문의 보도에서 최홍이 서울시 교육위원이 "교육청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상징적으로 넣은 '국제중의 필요성'이라는 말을 재추진의 근거로 삼다니 황당하다"고 밝힌 것처럼 서울시 교육청의 국제중 설립 강행 고집은 그야말로 아전인수식 해석의 표본이라 할 만 합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시 교육위원회까지 무시하며 이같이 억지를 부리고 나서자 애초 '국제중 설립'에 찬성 입장을 가졌던 교육위원들까지 화가 난 듯 합니다. 따라서 서울시 교육청이 1주일 뒤 다시 '국제중 지정 동의안'을 시교위에 제출한들 시교위가 이를 통과시켜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보입니다.

그런데, 시교위가 다시 퇴짜를 놓더라도 교육청은 그냥 밀어붙일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애초 시교위 결정을 무시하면서까지 다시 강행 입장을 밝힌 것부터가 그런 수순 밟기인 것처럼 보이는데, 여기에 보수신문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오늘 사설까지 실어 공정택 교육감에게 '국제중 설립을 밀어붙일 것'을 강하게 주문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 교육청이 시교위의 입장을 그냥 무시해도 상관없다는 식의 주장까지 하며 국제중 설립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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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시교위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유보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국제중 설립을 공약으로 내건 공 교육감이 당선되었으므로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서울시 교육위를 비판했습니다. 이런 논리라면 '한반도 대운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었으니, '한반도 대운하' 역시 밀어붙여도 아무런 상관이 없겠지요.

동아일보는 특히 "국제중 설립에 관한 결정은 교육감의 전결 사안이어서 교육위원회를 거칠 필요가 없는데도 동의를 요청한 것은 책임 회피"라고까지 공 교육감을 질타했는데, 이는 곧 '교육위원회의 동의 따위 없어도 상관없다'는 논리겠지요.

국제중 설립을 놓고 교육위의 동의를 받아야 되는지는 사실 논란 사안입니다. '신설'로 할 경우는 당연히 교육위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지정'으로 할 경우는 교육감이 그냥 처리해도 된다고 하지요. 하지만 동아일보 스스로도 사설에서 '국제중 설립'이라고 표현할만큼 서울 시내 국제중 설립 문제는 그냥 '지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신설'한다고 보는 게 더욱 타당합니다.

국제중을 신청한 영훈중학교 등은 비싼 등록금을 받는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지 않습니까?

따라서 애초 '신설'로 교육위의 동의를 받아야 할 사안을 놓고, 교육청이 애매하게 '지정'이라고 해서 형식상 동의를 받는 것처럼 꾸민 것 자체가 비난받아야 할 사안인데, 동아일보는 아예 '그러길래 니가 알아서 처리하지, 왜 동의를 받고 난리냐' 뭐 이런 비판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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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시교위에 대한 비난과 압박에 무게 중심을 뒀더군요.
"시교위가 국제중 설립을 위한 결정을 미룬 것은 무책임한 보신주의의 전형"
"교육위원들이 교육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반대 여론을 의식해 보류 결정을 한 것은 한마디로 직무유기"
라는 거죠.

그러면서 "국제중 설립은 국제화 시대의 다원화된 학생·학부모의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것", "학교 다양화를 통해 교육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조기 육성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며 국제중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습니다.

그 어디서도, 국제중으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사교육 열풍과 교육 양극화에 대한 우려 등은 전혀 볼 수가 없지요.

이처럼 시교위가 국제중 설립을 유보하자마자 보수신문들이 시교위를 난타하고 서울시 교육청, 구체적으로는 공정택 교육감을 향해 '밀어붙일 것'을 압박하고 있는만큼 이에 떠밀린 공 교육감은 시교위가 또 어떤 결정을 내리든말든 상관없이 국제중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 동아는 왜 이렇게 국제중 설립을 강조하고 있을까요? 진짜 국제중이 국제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여겨서???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

특목고·외고 열풍 올라탄 언론사 (미디어오늘)

위 기사에 나오는 이야기는 과연 무관한 것일까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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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 또한 국제중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보도태도와 무관한 것일까요???
사교육을 부추기는 보수신문, 그러면서 국제중, 특목고를 강조하는 보도태도, 참으로 역겹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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