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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360', 좀 더 지켜보고 평가합시다

다큐후비기

by hangil 2008. 11. 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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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11월 13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생방송 시사투나잇'이 결국 폐지된 뒤, 이번주 월요일(11월 17일)부터 '시사360'이라는 프로그램이 시투가 방송되던 그 시간에 방송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이제 겨우 2회가 방송된 '시사360',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대한 비난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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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시사360'이라는 프로그램에 아직은 전혀 정이 붙을래야 붙을 수가 없는 실정이지요. 그토록 허망하게 '시투'라는 좋은 프로그램을 떠나보내고, 생뚱맞게 다른 이름을 달고 나온 프로그램을 어떻게 좋은 감정으로 대할 수가 있겠습니까?

더구나, 첫방에서부터 '왜곡'된 내용을 방송한 터라 시청자들의 비판을 달게 받아야 마땅하지요.
이른바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는 미네르바의 주장 가운데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미네르바도 틀릴 때가 있었다. IMF와의 통화스와프를 주장한 게 그거다'고 방송한 것은 '시사360' 제작진들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대목입니다.

미네르바의 글들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네르바가 '외환위기를 해결하려면 통화스와프를 반드시 해야 된다. 그런데 IMF와의 통화스와프는 절대 안된다. 꼭 FRB와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음을 누구나 다 아는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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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네르바를 어두운 골방에서 인터넷을 하며 여론을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묘사한 것도 좋게 다가갈리 없었습니다. 워낙 정들었던, 아끼고 사랑했던 프로그램인 시투를 그렇게 보내고 난 뒤 새로 접한 '시사360'에 대한 감정이 안좋은 상황에서 이같은 연출은 마치 지하공작을 펼치는 사람인양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게끔 자초한 측면이 있지요.

만약 시투가 이런 화면을 썼다면 아마도 '미네르바가 간첩이라도 되냐'는 지금의 비판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즉 '시사360'의 진정성은 지금 대단히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라는 거지요.

어디 안그렇겠습니까? 낙하산 '관제사장'이 들어선 뒤 그동안 이명박 정권과 기득권 세력에 비판적이었던 프로그램이 줄줄이 없어지는 과정을 바로 지난주까지 겪지 않았습니까? 그러고 그 빈자리를 채운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들의 감정이 좋을리가 없는거지요.

그런데, 제가 보건대 '시사360'은 아직은 '이명박 방송'이라거나, '친정부 방송'이라는 낙인을 찍기엔 대단히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시투가 없으지고 난 뒤, 새로 생긴 프로그램이기는 하나, 적어도 아직은 이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이 이명박과 이병순에게 양심을 판 사람들은 아닌 거라 여겨지거든요.

사실, 문제가 되었던 미네르바와 관련한 부분은 제가 보건대 명백한 '실수'입니다.

'시사360'의 CP는 "
절대적인 시간부족으로 인해 연출이 미숙했다"라고 말하더군요. 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미네르바와 관련한 방송내용은 글쎄, 제가 보기에 미네르바를 무슨 음모자로 만들려고 하거나, 이명박 정권이 문제삼듯이 경제를 교란시키는 인물로 규정하려고 했던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시사360'이 미네르바와 관련한 아이템을 방송한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고 한 것이지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360'은 시투와 비교해보면 부족한 부분이 정말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시투에서 흔히 접했던 촌철살인의 비판과 지적은 찾기 힘들고, 아이템도 정치나 사회문제와 관련된 것들보다 경제문제에 상당 부분 할애된 것도 아쉽기 그지 없었습니다.

이 모두를 '시사360' CP의 말대로 "갑작스런 개편 과정에서 KBS 내부 진통이 심각했다. 지난 금요일 업무가 시작 됐고, 주말 회의와 월요일 당일에 본격적인 취재를 하면서 여러가지 미숙했던 점"으로 받아들이고 싶네요.

제가 이렇게 '시사360'을 어느 정도 감싸는 이유는,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시투'와 마찬가지로 KBS의 PD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KBS의 PD, 특히 시사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 가운데는 '언론인'으로서 훌륭한 사람이 대단히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사360'을 만드는 사람과 '시투'를 만드는 사람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시투가 없어지고 난 뒤, KBS가 거의 이병순에게 장악되고 난 뒤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라는 환경적 차이가 제작진들에게 많은 압박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네요.

이럴수록 잘못에 대한 따끔한 비판도 있어야 되겠습니다만, 더욱 잘하라는 격려 또한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이제 두 번 방송했습니다. '시사360' 서현철 CP가 여러 비판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고 있다""1주일 정도 지켜본 뒤에 평가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하더군요. 일단 그 정도 지켜보고, 이 프로그램을 정말 나쁜 프로그램으로 낙인찍을지 판단해보는게 어떨까요?

지금 강경란 아나운서를 비판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던데..어제 문근영 악플 논란과 관련한 방송을 마무리하면서 강경란 아나운서가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이미 작고한 외할아버지를 문제삼다니 아직도 연좌제의 망령이 남아 있는걸까요, 거기다 지역감정까지 자극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데요. 이런 시대착오는 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투를 떠나보낸 게 너무 아프지만, '시사360'이 시투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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