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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법복을 벗어라'고 하더니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1. 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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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미네르바를 구속시킨 판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여론을 '사이버테러'로 호도하며 마치 이들이 법치주의를 파괴하는양 몰아가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는 오늘(1월 13일) 사설까지 동원해 네티즌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중앙은 이 사설에서 김용상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사이버 테러'를 당하고 있다""인터넷의 폭력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산 증거라고 본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특히 일부 네티즌들이 김 변호사의 신상을 공개한 것에 대해 "김 판사를 공격한 네티즌은 입에 맞는 사실만 악의적으로 짜깁기해 법원에 테러를 가한 것"이라며 "인터넷 공간의 자정 기능에만 기대하기에는 폭력·모욕의 정도나 수법이 너무 교활해지고 독해졌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한번씩 당해 보아야 정신을 차릴 셈인가"라며 '사이버모욕죄'가 신설되면 니네들 처벌된다는 식으로 '협박'까지 했다.


조선일보는 어제(1월 12일) 사설 <'미네르바' 구속의 떡고물 챙기려는 무리들>에서 "박 씨를 체포한 검찰에 대한 비난에 이어 영장 발부 결정을 한 판사에 대한 인신 공격이 쏟아지고 있다"며 "글에는 '차기 법무부장관감'이라는 식의 조롱과 욕설을 담은 댓글 수백 개가 붙었다"고 했다.

특히 미네르바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극단적인 반응 등을 몇 가지 추려 "지금 우리 사회의 정신상태가 중증이라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김용상 부장판사가 내린 결정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두고 우려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과연 '신상정보'와 그동안의 판결을 공개한 것이 얼마나 심각한 '사이버테러'가 될 수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몇몇 댓글에서 극단적인 주장을 내놓는 네티즌이 있다 하더라도 이들이 과연 다수의 네티즌들을 대표할 수 있는지는 지극히 회의적이다.

한 명의 사이버 논객을 두고 검찰이 체포한 것 자체가 논란 거리였고, '설마 구속될까' 싶었는데 실제로 구속되어 감옥에 갇히는 것을 보고 인터넷에 자유로운 글쓰기를 추구해왔던 네티즌들은 대다수 흥분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가시스템 자체가 상식으로 봤을 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고 네티즌들의 반응만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사실 조중동의 오랜 관행이다. 이는 한미FTA를 상정하기 위해 문을 걸어잠그고 자기네당 의원조차 들어오지 못하게 한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한마디 하지 않고, '해머'를 부각해 민주당을 몰아붙이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김용상 부장판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을 질타하는 조중동의 주장은 대단히 이중적이다. 특히 조선일보가 그렇다.


위 기사는 중앙일보의 기사다. 제목처럼 법조계에서 김용상 부장판사에 대한 비난여론에 대해 "판사를 협박하는 것은 민주주의, 법치주의 하리 말자는 것"이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분명히, 그리고 또박또박 다시 한 번 읽어주기 바란다. 

판사를 협박하는 것은 민주주의 하지 말자는 것이다!! 


자, 그리고 아래는 지난해 8월 14일 조선일보의 사설이다.


제목을 또박또박 읽어보라.

불법시위 두둔한 판사, 법복 벗고 시위 나가는 게 낫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무슨 내용인지 금방 알 것이다.

광우병대책회의 조직팀장으로 있다 경찰에 폭력적으로 연행되었다가 구속된 안진걸 씨에 대해 법원이 보석 결정을 내렸고, 이 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박재영 판사에 대해 조선일보는 '불법시위 두둔했다'며 '판사 그만두고 나가서 시위나 해라'고 사실상 '협박'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 사설에서 "이런 판사가 아직껏 판사 노릇을 하고 있는 사법부의 현실이 놀랍기만 하다""이 판사는 자신이 그 동안 촛불시위에 나가지 못하게 했던 거추장스러운 법복을 벗고 이제라도 시위대에 합류하는 게 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어떤가.

이 정도 주장이면 지금 미네르바를 구속시킨 판사와 관련해 네티즌들이 보이는 반응과 충분히 비견할 만 하지 않은가. 중앙일보 기사 제목대로라면 이 정도 주장이면 '법치주의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 없지 않은가.

더구나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리는 글로 인해 받을 압력과 우리나라 최고 권력을 가진 신문사가 사설에서 쓴 글로 인해 해당 판사가 느낄 위협의 정도를 따졌을 때 누가 더 심각하다고 보는가.


당시 조선일보는 위에서 보듯 박재영 판사의 사진을 지면에 '공개'했고, 재판의 판결 결과뿐 아니라 박재영 판사가 법정에서 했던 발언을 세세하게 소개해 비난에 열을 올렸다.

마음에 드는 판결을 내린 판사는 비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내린 판사는 비난하고 겁박한 조선일보. 이런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신문이 '1등신문'입네, 뭐네 떠드는 현실 그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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