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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창간 89주년 기념] 조선일보 독자는 과연 늘었을까?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3. 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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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하고 싶은 마음은 쥐뿔만큼도 없지만, 어쨌든 오늘은 조선일보가 이 세상에 나온지 89년이 되는 날이다. 즉 오늘 3월 5일은 '조선일보 창간 89주년'이 된다.

다른 신문들이 자신들의 창간기념일이 되면 그러듯, 조선일보가 매년 그랬듯, 오늘자 조선일보는 이른바 '창간기념일 특집호'다. 적지 않은 지면에 창간 기념 특집 기사가 실렸는데, 이를 기념하야, 나도 '조선일보 창간 89주년 기념 블로깅'을 해볼까 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2~3건의 글을 쓰고 싶은데, 일단 간단한 거 하나 시작해본다.



창간 89주년을 맞은 조선일보의 3월 5일자 2면



조선일보는 오늘 신문 2면에 <"역시 믿을 건 신문"…유료독자 2년새 2.1%P 증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제목부터 보고 나는 슬퍼졌다. '뭐야 조선일보 유료독자가 늘어났단 말야'라고. 왜냐, 나는 절대 그럴 일은 없을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어떻게 조선일보 독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날 수 있단 말인가. 급실망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런데, 기사를 읽고나니 그게 아니었다. 기사 제목에 언급된 '유료독자 증가'는 '집에서 구독료를 내고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48.3%로 지난 2007년 조사에서 46.2%로 나온 것에 비해 2.1% 늘었다는 뜻이었다. 즉 조선일보 독자가 는 게 아니라, 모든 신문을 보는 보는 가구가 많아졌다는 거다.

기사 어디에도 '조선일보 독자가 늘어났다'는 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만약 조선일보 독자가 예년에 비해 단 한 명이라도, 0.1%라도 늘어났다면 조선일보가 이를 기사에서 언급했을까, 하지 않았을까? 조선일보는 과연 자기 신문을 보는 독자가 얼마나 되는지, 늘어났는지, 줄어들었는지 조사했을까 하지 않았을까?

이런 나의 의문은 지극히 상식적인 의문인 것 같은데, 조선일보는 이런 궁금중은 절대 풀어주지 않는다. 뭐 어차피 경영정보 공개를 결단코 막으려고 하는 조선일보에게 이런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다만 오늘 조선일보의 '창간 89주년 기념 특집 기사'들을 보며 이런 유추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조선일보의 유료독자는 줄어들었다. 그래서 조선일보는 그게 창피하니깐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뭉뚱그려 '전체 신문의 유료독자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언뜻 보면 '조선일보 독자가 늘어났다'고 오해할 수 있도록 제목을 뽑았다.


나의 유추를 증명할 길은 오직 하나다. 조선일보가 사실을 밝혀주면 된다. 안티조선운동을 파도를 넘어, '좃선일보'라는 비난을 헤쳐,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의 칼날도 이겨가며  과연 조선일보 독자가 늘어났는지, 아니면 줄어들었는지를.

조선일보는 아래와 같은 데이터는 대서특필하지 않는가.

같은 날 조선일보 23면. 2면에 실린 사진과 같은 사진이 다시 실렸다. 이런 광경도 대단히 생소하다



한국갤럽의 이 조사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모든 신문을 대상으로 '열독률'도 조사하고, '영향력'도 조사하고, '호감도'도 조사하는데, '무슨 신문 보는지'를 조사하지 않았을까?
의문이다.


어차피 조선일보는, <한국의 기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은?> 같은 내용은 기사화하지 않으니, 기대도 하지 않지만.

어쨌든, 조선일보 창간 89주년을 맞아 조선일보 독자가 급격히 줄어들었기를 바라고, 줄어들었음이 분명하다고 믿고 싶다.

2006년 기자 300명 대상 한국기자협회 설문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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