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MB가 김인식 감독을 청와대로 부른다는데

뉴스후비기

by hangil 2009. 3. 25. 14:07

본문

'선전'이라는 말로는 만분의일도 채울 수 없는 대표팀의 혼신을 다한 노력 덕분에 아직도 WBC로 인한 흥분과 감동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런데, 마치 '정신 차리라'는 듯 그 기분에 찬물을 확 끼얹는 짜증나는 소식이 있었으니.


다름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김인식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에 오면 청와대로 한번 초대하겠다"고 말했다는 소식이다. 김 감독이 간다면 WBC 대표팀 선수들도 당연히 가지 않을까 싶다.

국운을 빛낸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두고 대통령이 '치하'하는 것,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청와대로 불러 격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씁쓸한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이 스포츠 선수들을 만나서 보였던 모습이 이미 꼴불견이었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국가대표들을 청와대로 불러 녹지원에서 오찬을 '베푼' 적이 있다.

위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온통 꼴불견 투성이다. 거만한 자세로 선수들과 악수로 나누고 어깨를 툭툭 치는 모습은 물론이거니와 선수, 감독 가릴 것 없이 반말을 해대는 모습까지.

금메달을 딴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에게 이 대통령은 "김감독, 수고많았어"라고 반말로 격려한다. 마라톤 이봉주 선수에게도 "잘했어"라고 반말한다. 어린 선수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당시 영웅이 된 박태환 선수에게 이 대통령은 어깨를 툭툭 치며 "어, 많이 컸다"고 했다.

급기야 단상에서 격려사를 하면서, 금메달을 따거나 유명한 선수와 대표단 임원들을 뒤에 병풍처럼 세워놓은 모습은 과연 당시 자리의 의미가 무엇인지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나머지 선수들을 그 모습을 자리에서 기립한 상태로 들어야 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스포츠와 스포츠 선수를 대하는 모습을 그대로 봤다면 딱 들어맞다.

이 대통령 뿐만 아니다. 당시 IOC 선수위원이 된 문대성 감독에게 이 대통령이 "이번에 IOC 위원이 되었다"며 아는 체를 하자 옆에서 선수들을 소개하던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은 "대통령이 만들어주신 거야"라고 마치 대통령님에 대해 감지덕지한 마음을 가지라는 것처럼 IOC 위원이 된 사람에게 반말로 한 마디 했다.

자, 이제 WBC 대표팀이 돌아오면 다시 이 꼴불견을 봐야 하나?
그때도 이 대통령은 김인식 감독에게 "어, 김감독, 수고많았어"라고 어깨를 툭툭 칠건가?
국민적 영웅이 된 선수들이 대통령 앞에서 어깨를 움추리고 허리를 숙여 쩔쩔매는 모습을 또 봐야 하나?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