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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벌어지는 '난장'을 아십니까?

쇼오락후비기

by hangil 2009. 3. 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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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벌어지는 '난장'을 아십니까?
모른다구요?
그 '난장'을 아주 자세히 소개한 기사를 링크해드립니다.

*링크 : 전국 안방 파고드는 로컬의 반란



관심을 가지고 쭈욱 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난장'은 매주 월요일 밤 11시15분 광주MBC를 통해 방송되는 음악 공연 프로그램입니다. (홈피 : http://www.mbcnanjang.com/)
한겨레의 기사대로 "녹음 반주를 사용하지 않고 100% 라이브만을 고집하는 음악 프로그램"으로는 EBS의 <스페이스 공감>과 광주 MBC의 <난장> 둘이라고 합니다.

태어난 곳은 지역이나, 현재 살고 있는 곳이 서울인 나는 광주MBC의 <난장>을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오늘(3월 30일)이면 100회를 맞는다고 하는데, 사실상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거죠. 그저 얼마전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 영상을 검색하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난장>에서 한 공연을 보고, '어, 공감이네'했다가 뭔가 아닌 것 같아서 '어,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구나'라며 놀랍고 반가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상파의 경우 광주MBC의 <난장>은 광주뿐만 아니라 울산, 제주, 마산, 대전 등에서도 볼 수 있고, 포항과 춘천에서도 방송된다고 합니다. 즉 전남, 경남, 경북, 강원도까지 <난장>이 지상파를 통해 방송된다는 의미죠. <난장>으로만 보자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 오히려 소외된 형국입니다. --;; 어떤 프로그램의 경우 서울에서만 방송되고 지역에서는 로컬프로그램이 편성되어 '지역에도 편성하라'는 지역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하는데, <난장>을 보고 싶으면 오히려 수도권 시청자들이 항의를 해야 할 형편이네요.

좋은 현상입니다. 지역방송에서 지역 시청자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수준높은 음악프로그램을 방송한다는 것, 대단히 좋은 현상입니다.

<난장> 외에도 지역방송에서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방송됩니다. 다큐멘터리라든지, 지역민들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는 교양프로그램 같은 거 보면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그런데, <난장>의 활약을 보며 한편으로 드는 우울한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최근 지상파방송(KBS, MBC, SBS)이 많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중에서도 지역 지상파방송들이 특히 어렵다고 합니다. 경기 불황 탓에 광고가 잘 안팔리는데, 지역은 오죽하냐는거죠.

(관련기사 : “사표를 던져라~ 미련없이 떠난다” )

게다가, 작년 헌법재판소가 지상파방송의 광고판매를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독점적으로 대행하고 있는 것을 두고 '위헌'이라며 '경쟁체제를 도입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되게 되어 지역지상파방송들은 더욱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코바코와 민영미디어렙'에 대해서는 구글놀에 글을 써놓은 적이 있습니다 )

(하나 더, '민영 미디어렙 도입'과 관련한 토론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지역방송측에서 나온 분이 하신 말씀을 아래 덧붙여봅니다.)

어쨌든, 갈수록 지상파는 물론이고 지역지상파방송이 어려워지고 있다는거죠.
여기에 최근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IPTV도 지역방송을 위협하고 있는데, 급기야 한나라당이 주장하는대로 방송법이 개정되어 재벌방송과 조중동방송이 생길 경우 또한 지역방송에 치명타를 가할 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왜냐? 지역방송들은 근근이 지역에서 광고 팔아먹고 있는데, 경쟁력과 자본력있는 대기업과 거대신문이 지상파나 종합편성채널에 진출할 경우 현재의 지상파들이 버티기 힘든 것은 물론 지역방송들은 경쟁이 안된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저는 <난장>이 활약하는 것을 보고 그저 반갑게만 느껴지지 않고, 과연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100회까지 이어오게 했던 지역방송인들의 노력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한겨레 기사에서 <난장>을 만드는 김민호PD는 "버티는 게 목표"라며 "실력 있는 뮤지션이 온당하게 대접받는 무대를 위해 200회, 1000회까지 버텨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더군요. 의례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이 말에서 김PD의 절박한 심정을 느낍니다.

부디, 김PD말대로 <난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고,  저 또한 광주에 갈 기회가 있을 때 <난장>을 느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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