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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지스함에 빠진 조·중 군사전문기자

조중동 잡다구리 후비기

by hangil 2009. 3. 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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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음블로그뉴스에 해군 블로그 '블루 페이퍼'의 글이 주목받았다.

'미국 최신예 이지스함 함장이 한국인?'이란 글이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과 북한의 우주발사체에 대한 대응을 위해 현재 한반도 와 있는 미국의 이지스함 '존 S. 맥케인함(JOHN S. McCAIN)'과 '채피함(USS Chafee, DDG 90)'의 함장이 한국인, 아니 정확하게는 '한국계 미국인'이란 내용의 글이었다.

이지스함이라 하면 최첨단 군사장비이니 군사(밀리터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혹할 수 있는 내용이고, 거기다 이런 최첨단 이지스함의 함장이 '한국인'이라 하니 관심이 쏠릴만 하다.

해군 블로그 '블루 페이퍼'에 게재된 미 이지스함 관련 캡쳐



같은 날, 조선일보는 5면에 <"북로켓 추적"…미이지스함 한국계가 몬다>는 기사를 크게 실었다.

내용은 해군 블로그와 대동소이하다. 다만 "이들은 오는 4월 4~8일 북한의 대포동2호 발사를 앞두고 동해상에서 대포동2호 추적 임무를 맡기 위해 30일 출항하게 된다"며 "북한 대포동2호를 추적하는 주력 미 이지스함들의 함장이 모두 한국계인 것"이라고 부각했다.

3월 30일 조선일보 기사

특히 조선일보는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본지와 별도의 단독 인터뷰를 가진 이들"이라며 사진 캡션에서도 "이들은 매케인함 내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고 강조했는데, "두 사람은 그러나 대포동2호 추적임무에 대해선 '작전사항에 대해선 일절 얘기할 수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며 마치 대단한 인터뷰에 대단한 작전을 수행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조선일보는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본지와 별도의 단독 인터뷰'라고 했는데, 채피함 함장 최희동 중령과 매케인함 함장 제프리 J 김 중령 두 사람 모두를 인터뷰한 것을 두고 하는 표현인지, 아니면 이들이 한 개 언론사와 단독으로 인터뷰한 게 유일하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적어도 최희동 중령은 이미 언론과 인터뷰한 경험은 있다.

지난 3월 13일 중앙일보는 5면에 <미 해군 이지스함 채피 타보니>에서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경우를 가정함 채피함의 대응 시나리오"를 상세히 전하며 "비밀사항이 많아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다"는 채피함의 '전투정보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3월 13일 기사


조선일보는 '유일한 단독인터뷰'를 내세웠다면, 중앙은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 전투정보실'을 내세운 셈이다.

이 기사에서 채피함장인 최희동 중령은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기 한국 해군과 방어적인 작전연습을 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연습기간 중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경우 "작전임무가 변경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조선일보 기사는 '군사전문기자'로 유명한 유용원 기자가 썼고, 중앙일보 기사는 역시 '군사전문기자'를 내세우는 김민석 기자가 썼다. 두 '군사전문기자'가 앞다퉈 이지스함과 한국계 함장을 보도한 것이다. 

그런데, 군사전문기자들이 쓰신 기사면 '그러려니'하고 그냥 받아들여야 할까?
'군사'(밀리터리)에 관해서는 군대에서 K-2 소총 만져보고, 군장 싸고 전투식량 축낸 정도에 그치는 비전문가인 나로서는 이들이 '군사전문기자'로 내세우는 명함만 봐도 움츠려들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이들의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실 나는 북한의 '로켓 발사' 혹은 '미사일 발사' 혹은 '우주발사체 발사' 혹은 '인공위성 발사'가 예고됨에 따라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박하게 흘러가는 것을 우려스럽게 바라보면서도 미국의 최신 이지스함이 한반도를 자기네 마음대로 왔다갔다 돌아다니는 게 썩 내키지 않는다. 이런 게 오면 그저 '반갑다', '고맙다', '대단하다', '놀랍다'며 감탄하고 감사해야만 하는 걸까?

실제로 북인 무엇을 발사하면 한국계 미국인이 함장으로 있는 미국의 이지스함은 'SM-3 미사일'(무슨 르노삼성에서 만든 미사일인가??)로 요격하는 게 당연한가?

의문은 많지만 '군사전문기자'들께서는 그런 데 대해서는 별 말씀을 안해주신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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