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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툰' 10년 축하드려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9. 5. 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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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 연재되는 만화 '비빔툰'이 10년을 맞았다고 한다.

'비빔툰' '10년'편

정보통(남편)과 생활미(아내), 그리고 다운이(첫째), 겨운이(둘째) 가족의 소소하면서도 잔잔한 일상, 그 속에 리얼하게 살아 숨쉬는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때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때로는 머리가 움직이기 전에 이미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을, 때론 넉넉한 웃음을, 그리고 가끔은 촌철살인의 풍자를 선물받았던 시간이 10년이 된 것이다.

10년 동안 비빔툰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삶의 지혜를 얻게 해준 홍승우 화백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홍승우 화백, 축하드려요.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앞으로도 수고해주세요~ ^^"


개인적으로 정보통 가족과의 만남은 군생활 때부터 시작됐다.

휴가나와 기차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기 전 '요즘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나?'라며 가판대에서 항상 '한겨레'를 한부 챙겨들었는데, 언제부턴가 가로수나 벼룩시장으로 상징되던 무료생활정보지 가운데 '한겨레리빙'이란 게 눈에 띄어 집어들었다. 바로 거기에 '비빔툰'의 전신이라 할 '정보통 사람들'이 연재되고 있었다. 시작이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어쨌든 그 뒤 휴가를 나오면 꼬박꼬박 '한겨레리빙'을 챙겼고, 가장 먼저 '정보통 사람들'을 읽었다.

'한겨레리빙'은 한겨레가 나름 야심차게 시작한 생활정보지로 1998년 창간되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 망했다. --;

제대하고 없어진 '한겨레리빙'을 '정보통 사람들' 때문에 아쉬워 하는 찰라, 홍승우 화백은 공간을 '한겨레리빙'에서 '한겨레'로 바꿔 '비빔툰'을 연재하기 시작(1999년 5월 10일)해,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비빔툰'과의 만남을 이어가게 되었다.[각주:1]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비빔툰'의 인기는 대단했다. 한창 때는 '비빔툰'만으로도 한겨레를 구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조선일보에 연재되던 '광수생각'과 더불어 일간신문 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도 할만하다.
단행본으로도 여러권 출간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정보통-생활미' 두 사람의 부부관계를 세밀하게 다룬 '19금' 단행본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

한겨레에 연재된 초창기에는 '비빔툰'이 거의 매일 지면에 게재되어, 신문을 손에 들면 1면 기사만 금방 훓어보고 바로 '비빔툰'을 찾아 바람을 일으키며 지면을 홱홱 넘겨 '비빔툰'을 읽고 난 뒤에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신문을 찬찬히 살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말 그대로 나 또한 홍승우 화백의 팬이나 다름없었는데, 2001년 우연찮은 기회에 홍승우 화백의 작업실을 찾아가 직접 만난 적도 있다. ^^

어쨌든 '비빔툰'은 한동안 연재가 중단되기도 하고(홍승우 화백의 슬럼프때문이었다고 한다), 주 3회 연재로 줄어들다가 언제부턴가 주 1회(매주 수요일)로 연재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솔직히 '비빔툰'이 한참 잘 나갈 때에 비해서야 인기와 나 스스로의 관심도 그리 크지 않아, '비빔툰'이 연재되는 수요일 지면을 기억하고 챙기지는 못하나, 오히려 그래서 요즘은 한겨레를 보다 '비빔툰'을 발견하면 더욱 반가운 마음에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가???'라는 기대에 부풀어 읽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비빔툰'에서 다운이가 태어난 뒤 겨운이를 키우는 초보엄마아빠 정보통-생활미 두 사람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그때가 가장 재밌었던 것 같고, 다음으로는 역시 둘째 겨운이가 태어난 뒤 갓난 겨운이와 말썽이란 말썽은 다 피우면서 이쁘고 귀엽기 그지 없는 다운이를 키우던 정보통 가족의 모습이 역시 때론 감동을 때론 웃음을 선사했다.

요즘은 다운이도 겨운이도 클만큼 커서 그때의 감동을 다시 찾기는 좀 어려운데 그럼에도 '비빔툰'은 여전히 재밌고 여운을 남긴다. 특히 지난주 봤던 '비빔툰'은 역시 '비빔툰' 다웠다 할만큼 공감을 잔뜩 일으켰다.(나도 그만큼 나이를 먹은 거겠지.. --;;)

나이 먹음을 일깨워줬던 '비빔툰' '지능화'편


10년의 역사를 걸어온 '비빔툰'은 앞으로도 계속 간다고 한다.


홍승우 화백은 "다운이와 겨운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한겨레>가 받아주는 한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욕심을 버리고 바람 부는 대로 느끼는 대로 천천히 가는 만화를 그릴 거"라고 10년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만화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고 한다.

'비빔툰'에 담긴 '늙어가는 인생'은 또 어떤 걸까? 다운이와 겨운이는 어떤 사람들로 커나가게 될까? 정보통 가족들의 삶에 대한민국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은 또 어떻게 담기게 될까?

아마 대한민국이 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면 '정보통 가족'들의 삶도 좀 더 밝아지겠지.

홍승우 화백의 건필을 기원한다.

'비빔툰' 10년의 역사는 한겨레 기사를 참고하세요~
‘정보통 가족’ 독자와 함께 늙어가고 싶어요 )


보너스~
최근에 본 '비빔툰' 중 나름 가슴 뭉클했던 편을 소개한다.

'비빔툰' '그 정도'편


'비빔툰' '그 정도2'편

  1. 혹시 '비빔툰' 한겨레 연재 첫회를 그림파일로 소장하고 계신분 있으신가요? 한겨레 홈페이지에서는 찾을 수가 없고 검색해도 안보이네요..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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