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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촛불에 잔뜩 겁먹은 동아일보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5. 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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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오늘자 동아일보 사설 <국민장을 국가 혼란의 장으로 만들려는 세력 누군가>는 동아일보가 어떤 존재인지 확연하게 보여준다.

5월 28일 동아일보 사설

제 아무리 동아일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서거'라 칭하며 홈페이지에 애도 배너를 달더라도, 동아일보의 본심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오늘에서야 스스로 실토했다. 그것도 수준 낮은 3류 찌라시답게 감정까지 드러내고 말았다.

"일부 세력은 이 기회를 틈타 영결식과 운구행렬, 서울시청 앞 노제를 이용해 한바탕 사회혼란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동아일보의 시각은 '소요사태' 운운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그것과 한치도 다르지 않다.

동아일보에게는 100만명에 육박한 봉하마을 조문행렬과 정부가 마련한 공식 분향소를 마다하고 굳이 몇 시간을 뙤약볕 아래에서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시민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의 마음 속에 어떤 슬픔과 어떤 분노가 있는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덕수궁 앞 분향소 등에는 '경찰병력을 무력화하고 서울 시내 전역을 촛불로 뒤덮어버리자' '제2의 촛불로 학살정권 끝장내자' 같은 포스터들이 어지럽게 나붙어 있"는 모습만 보일뿐이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자신의 감정을 유감없이 드러낸 오늘 사설을 보며 동아일보가 지금 얼마나 불안한 상태인지, 그 불안감을 히스테리로 분출할 정도로 얼마나 겁을 많이 집어 먹고 있는지도 분명히 알겠다.

동아일보가 "촛불시위 같은 무법천지가 재현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살인정권'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낙인에 주눅이 들어 일부 과격세력에 휘둘리는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큰일"이라고 호들갑을 떠는 대목을 접하며, 역으로 그들이 지금 얼마나 불안한지 똑똑히 드러난다.

나아가 "국민장을 국가 혼란의 장으로 끌고 가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라는 동아일보의 MB정부에 대한 주문은 오히려 '제발 촛불을 막아줘'라는 하소연과 처절한 읍소로까지 읽힌다.

"일부 미디어도 고인을 추모하는 내용을 넘어 선동의 기미마저 보인다"며 "책임 있는 언론의 모습이 아니다"고 '책임 있는 언론' 운운하며 '언론탓'을 꺼내든 모습에서는 차라리 가소로움을 넘어 애처로움마저 든다.

불안할테다. 겁을 잔뜩 집어먹었을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를 따라 수십만, 수백만의 시민들이 경복궁에서 서울시청광장으로 향하는 행렬은 동아일보로서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악몽일 것이다.

(관련글 : 시청광장 노제, 조선·동아에겐 악몽 )

어떻게든 화를 피하고 싶은 동아일보의 심정이야 백분 이해하지만, 가소롭게도 동아일보는 화를 자초하고 있다.

 

덧) 드디어 동아일보 1면에서 '노무현'은 사라졌다.

5월 28일 동아일보 1면. 9개 중앙일간지 가운데 유일하게 1면에서 '노무현' 관련 기사가 단 한 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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