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 초청강연을 한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의 '막말'을 두고 조선일보는 "쓴소리"라며 추켜세웠다.
6월 5일 조선일보 1면 하단에 게재된 기사
오늘 조선일보는 1면 하단 <"여, 조문 정국에 할말도 못해" 초청 강사가 한나라 의원들 질타>라는 기사에서 송대성 소장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꾸짖는' 바람에 의원들과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며 "한나라당의 '소신 없음'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고 송대성의 발언을 평가했다.
5면에서도 송대성의 발언 관련 기사를 이어간 조선일보는 "이명박정부, 끌려다니다가 날샌다"며 "송대성의 직격탄"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송대성은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덕수궁 앞 분향소에 조문 오는 사람이 한 번만 왔다가 가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같은 친구가 5번을 돌았고, 1주일간 그렇게 35번 조문하는 것을 봤다고 한다"며 "지 에미, 애비가 돌아가도 그렇게 하겠느냐"라고 막말을 쏟아냈고, 봉하마을 추모객 숫자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는가하면, 진보세력이 "꽃뱀"이라며 "꽃뱀에게 신경 쓰지 말고 본처에게나 신경 써라"는 말도 했다.
이처럼 '막말'을 쏟아낸 송대성에게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주제에 맞는 강연을 하라'고 항의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까지 했으나, 조선일보는 그걸 두고 '송대성 소장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쓴소리로 질타해 고성이 오갔다' 정도로 표현한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송대성의 '막말' 중 문제가 된 발언들은 아예 기사에서 소개하지도 않아, 조선일보 기사만 보면 '송대성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할말을 했는데도 꾸짖는 것에 대해 의원들이 고성을 낸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졸지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개념의 '막말'을 쏟아내는 극우인사에게 '질타'와 '쓴소리'를 들어야 할 대상으로 전락했고, 그것에 항의한 의원들은 '쓴소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소신없는 인사'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진 셈이다.
송대성의 '막말'을 두고 조선일보가 '쓴소리'니 '질타'니 '직격탄'이라고 추켜세운 것은 송대성이 조선일보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해줬기 때문이라고 해석해도 무방할 듯 하다.
국민장 기간 동안 그나마 '촛불을 든 추모객'과 덕수궁과 봉하마을을 줄지어 찾은 추모행렬에 대해서만큼은 문제삼지 않았던 조선일보가, 실은 그들에 대해서도 얼마나 흠집을 내고 폄하하고 싶었는지 조선일보의 속마음이 이 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아마도 조선일보 또한 덕수궁 대한문 앞 조문객들을 보며 "지 에미, 애비가 죽어도 저럴까?"라고 혀를 찼을 것이고, 봉하마을을 다녀간 사람이 백만명이 넘는다는 통계에 대해 "정말?"이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 조그만 마을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간단 말이냐?"라고 물어보고 싶었을 것이다.
덧1)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송대성의 '막말'을 아예 다루지 않았다.
덧2) 한때 통일부장관(이종석)까지 배출했던 세종연구소의 소장에 송대성 같은 사람이 앉는 세상이 오다니... 정말 세종연구소 어쩌다 이 지경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