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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주가 주식 매입한 회사, 기자는 어떻게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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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gil 2009. 7. 1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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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겨레가 보도한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겸 발행인과 동아일보 일부 간부의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글을 포스팅했다.
(관련글 : 한겨레,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훅~보낼까?)

그 가운데 동아일보가 한겨레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한 글을 지면에 게재했다고 했는데, 그 글에서 김재호 사장에 대한 혐의를 "부당한 공격"이자 "음해"로 규정한 것 외에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있다.

7월 11일 동아일보 반박글. 박스 안 참고.

앞의 글에서도 썼듯이 동아일보는 김재호 사장 등의 OCI(동양제철화학) 주식 매매가 '미공개정보'가 아니라 이미 공개된 내용들을 참고한 것이라며 "동아일보도 24일 이 회사 부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태양광 발전의 주요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상업화에 성공한 사실을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주장대로, 2008년 1월 24일 동아일보 경제섹션 9면에 <"전 세계가 신재생에너지에 주목/국가적으로도 도전해 볼 만하죠">라는 제목으로 동양제철화학의 신현우 부회장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어 있다.

이 기사에는 "폴리실리콘은 태양광산업에서 '원료-->웨이퍼-->태양전지-->태양광 모듈-->설치'에 이르는 가치 사슬의 가장 앞 단계에 해당하는 핵심 기초소재로 초고순도(99.9999999%)의 첨단기술이 필요한 제품"이라며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헴록과 독일의 바커, 노르웨이의 REC 등 7개 회사만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사업인 만큼 기술을 이전해 주는 없체도 없다"고 '폴리실리콘' 생산 기술을 아주 대단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 동양제철화학이 스스로 연구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는 거다.

이밖에도 "현재 국내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등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회사만 10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라는 등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물론 동양제철화학의 '폴리실리콘'의 전망을 밝게 여길 수 있는 내용이 수두룩하다.

2008년 1월 25일 동아일보 기사

자 여기서, 나의 궁금증 하나.

동아일보의 이 기사가 게재된 건 2008년 1월 24일이다. 그리고 동아일보 기자가 신현우 부회장을 만나 건 "지난 주말"이라고 하니 1월 19일 또는 20일 정도가 된다.

그런데,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 등이 동양제철화학의 주식을 처음 매입한 시기는 2008년 1월 25일이라고 한다. 동아일보는 '미공개정보 때문이 아니라 주식을 사기 전부터 동양제철화학 주식을 살 만한 조건이 조성됐다'는 근거로 이를 제시하지만, 나는 다른 시각으로 이 둘의 연관 관계를 짚어보고 싶다.

얼마나 많은 주식을 샀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김재호 사장 등이 5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하니, 적은 양은 아닐테고, 동양제철화학(OCI)의 주식을 사기 위한 준비기간(살 거냐, 말 거냐, 사면 언제 살거냐 등등)이 분명 필요했을테다. 더 범위를 좁히자면 적어도 며칠에서 몇 주 전부터 이미 '동양제철화학'을 주식을 사기로 맘 먹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과연 '동양제철화학'과 '폴리실리콘' 기술의 전망을 밝혀주는, 그럼으로써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 분명한 동아일보의 이 기사는 과연 김재호 사장의 주식 매입과 관계가 있을까? 없을까?

주식을 사기 4~5일 전 동아일보 기자가 동양제철화학의 부회장을 만나고, 주식을 사기 하루 전 동양제철화학 주가에 호재가 되는 기사가 게재된 것이 이후 김재호 사장이 산 주식의 주가가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을까? 미치지 않았을까?

바로 이 점이 내가 궁금한 핵심 내용이다.

만약 누군가가 산 주식의 주가가 오르는 데 그 누군가가 소유한 신문이 주가가 오르는 데 도움이 됐다면 과연 그 연관관계는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 것일까?

'주식을 사기 전에 나온 기사인데,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좋다. 일단 한 번 넘어가보자.

그렇다면 만약 사주가 대량의 주식을 산 뒤  이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호재성 기사가 게재된다면, 이는 또 어떻게 봐야 할까?

2008년 3월 11일 동아일보 경제섹션 6면

위 기사는 2008년 3월 11일 동아일보 경제섹션 6면에 실린 기사다. <태양광주 뜰까? 질까?>라는 제목으로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세계적으로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역시 고유가에 대응해 태양광, 원자력, 풍력 등 대체 에너지를 이용하는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임을 밝혔다"고 기사를 시작하고 있다.

이 기사는 동양제철화학과 관련해 "우선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있어 가격 부담이 크다"고 지적하면서도 "가장 앞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동양제철화학이 4월 폴리실리콘 대량 생산에 성공해 수익을 내는지가 한국 태양에너니 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는 1차 관문이 될 것"이라는 증권사 관계자의 코멘트로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즉, 동양제철화학이 4월 폴리실리콘 대량 생산에 성공해 수익을 낸다면 투자 가치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과는?

7월 11일 한겨레 기사

한겨레 기사에 의하면 동양제철화학은 3월 "폴리실리콘 상업생산을 시작"했고, 4월에 "워터 웍스 등 대만, 중국, 스페인 업체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간다.

그렇다면 과연 이 기사는 사주가 가진 동양제철화학의 주식에 도움이 됐을까? 되지 않았을까? 도움이 됐다면 그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

2008년 6월 23일 동아일보 기사

위 기사는 2008년 6월 23일 이른바 '그린에너지'와 관련한 동아일보의 특별세션에 게재된 기사다.

이 기사에서 동양제철화학과 관련해 언급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해 말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올해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폴리실리콘은 초고순도(99.9999999%)의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제품으로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동양제철화학은 올해 7000여억 원을 추가 투자해 전북 군산공장 용지 내에 연간 1만 t 규모의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동양제철화학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사업을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선정해 지속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추가 증설을 통해 세계 폴리실리콘시장의 5대 메이커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이 기사는 사주가 보유한 동양제철화학의 주식에 도움이 될까? 되지 않을까? 도움이 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주식 분야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없는 나로서는 딱 꼬집어 뭐라 말할 수가 없다. 하지만 분먕한 것은 동아일보의 동양제철화학 즉 OCI에 대한 이같은 기사가 OCI 주식의 주가 상승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 미쳤지,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거란 점이다.

그래서 궁금하다는 것이다. OCI 주식 주가 상승에 동아일보의 이런 기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과 일부 간부가 가지고 있다는 OCI 주식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쳤을 터, 과연 사주가 주식을 보유한 회사에 이런 긍정적인 기사가 나는 것이 어떤 관계가 있냐는 거다.

혹, 이 글을 보는 전문가가 계시면 어디 속 시원하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