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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여 쌍용차 담배 전달마저 문제삼고 싶은가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7. 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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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라면 치졸함의 막장이다. 아니 치졸함을 넘어 악랄하다 할 만 하다.
오늘(7/29) 동아일보 10면에 실린 <"뒤늦게 참견말라" 의원들 내친 쌍용차 사측직원>을 보면, 동아일보라는 존재에 대해, 또 거기에 몸을 담고 있는 인간들에 대한 분노를 넘어 이토록이나 비인간적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 인간성에 대한 회의까지 가지게 된다.

동아일보 기사

어제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에게 생수를 전달하러 갔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가로막았다.
현재 쌍용차 공장 안은 사측이 수도까지 끊은지도 오래라, 농성중인 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짐승마저도 못한 비참한 상태에 놓여 있다.

오늘자 경향신문에는 이런 쌍용차 노동자들의 처지가 상세히 실렸다.

"노조원들이 농성 중인 도장2공장에 물과 가스 공급이 끊긴 지는 일주일, 음식물 반입이 차단된 것은 10일이 넘었다"고 한다. "음식물 반입이 차단되면서 주먹밥을 아껴먹으며 겨우 허기진 배를 달래고 있" "단수 조치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노조원들이 무엇보다 참기 힘든 고통은 수면부족"이고, "200여명은 부상을 입었지만 제대로 된 치료도 못받고 있"단다. "노조원들 대부분 중증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심한 정신적 압박까지 받고 있"고, 쌍용차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는 자살 충동을 일으킨 사람도 10여명에 이르는 것"이 지금 쌍용차 평택공장의 실상이라고 한다.

경향신문 기사


상황이 이렇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이런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물과 의약품을 전달하려는 야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쌍용차 사측직원들이 가로 막은 것을 두고 "사측 직원들은 '집에 강도가 들어왔는데 물을 주라는 형국이다. 그게 말이 되느냐'며 '남의 일에 참견 말고 국회나 가서 제대로 하라'고 맞받아쳤다"며 당연한 일처럼 태연하게 보도했다.

심지어 '"집 침입한 강도에게 물주나" 격앙'이라는 문장을 중간제목으로 따로 뽑아 강조하기까지 했다.
그 아래 문장은 더욱 기가 막힌다.

'의사단체가 맡긴 상자선 담배 나와'

의사단체가 맡긴 상자에서 담배가 나온 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길래 동아일보는 그걸 제목으로까지 뽑아서 강조하는가.

기사 본문의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이날 의약품이라며 노조원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맡긴 상자 안에서 '디스' 담배 4보루가 나왔다고 사측 관계자가 밝혔다. 담배는 탈지면과 연고 등 의약품으로 채운 상자의 아랫부분에 놓여 있었다. 사측은 "이런 식으로 뭘 들여보낼지 모른다"며 담배는 빼고 들여보냈다.

의약품 안에 의약품이 아닌 담배가 들어 있어 문제라는 건가. 담배가 무슨 흉기라도 되나? 아님 마약이라도 되나? 의약품 상자에 담배 4보루 넣었기로소니 그걸 빼내고 기자에게까지 알리는 사측은 뭐며, 사측의 그런 행태를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되는양, 쌍용차 노동자들이 무슨 부정행위라도 저지른 것처럼 보도하는 동아일보의 태도는 또 뭔가.

경향신문 기사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쌍용차 공장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은 자살충동까지 겪고 있다. 60일이 넘게 고립되어 있는 그들에게 담배 한 개비가 얼마나 위안이 되겠는가. 담배 펴 본 사람들은 천번만번 그 상황 이해할 거다. 하지만 그 정도도 용인하지 못하는 게 쌍용차 사측이고, 동아일보인 것이다.

정말 너무한다. 정말 치졸하고 악랄하고 비인간적이다. 정녕 쌍용차 노동자들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아야 적성이 풀린단 말인가.

내친 김에 동아일보의 치졸한 작태를 하나만 더 보자.

동아일보 기사

 

오늘자 4면에 게재된 <"미디어법이 의원 총사퇴할 사안이냐">라는 제목의 기사.
이 기사는 민주당이 언론악법 무효화를 위해 '100일 대장정'에 돌입하여 거리 홍보전을 펼친 것에 대한 내용이다. 어제 민주당은 영등포 당사에 발대식을 가진 뒤 영등포역과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거리홍보를 했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이날 시민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두 곳 모두 50~60명 모였을 뿐이다. 의원들이 상인과 행인들에게 '미디어법 원천무효'가 적힌 전단을 나눠줬지만 받지 않는 시민도 많았다"며 민주당에 비판적인 시민들의 코멘트만 인용하고,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기류가 적지 않았다"고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동아일보의 이런 기사가 사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일까?
말로 하면 입이 아프니, 어제 민주당 거리홍보 관련 사진을 몇 장 옮겨본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인지, 아니면 동아일보의 바람인 건지.

박수치는 시민들의 모습을 두고 정녕 "신통치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50~60명?? 아래 사진과 같이 전체 인원을 어림짐작해보면 못돼도 200명은 모였겠다.

더구나 민주당은 이번 거리홍보전을 '대중동원'이 아니라 시민들을 찾아가는 홍보전이라고 밝히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 얼마나 열심히 찾아다니냐가 중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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