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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과 가든파이브, 그리고 PD수첩

다큐후비기

by hangil 2009. 8. 2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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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
'가든파이브'가 어떤 곳인지를.
방금 PD수첩을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가든파이브'가 청계천 상인들이 몇십년 가꾼 '청계천 상권'을 '이명박의 청계천'에 내준 대신 받게 될 '대체상가'로 애초 조성되었다는 사실을.
방금 PD수첩을 보기 전까지는.

방금 PD수첩을 보기 전까지 '가든파이브'는 그저 삐까뻔쩍 어리어리한 '대한민국 문화특구', '복합문화상가'인 줄로만 알았다.

그곳에 가게 되면 밀라노 쯤에나 가야 만나게 될 손담비 같은 여자들도 만날 수 있고, 현빈 같은 남자들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어리어리한 곳이 원래는, 지금은 청계천 주변 뒷골목 쯤으로나 가야 만날 수 있는 허름한 가게들이 들어가야 할 목적으로, '특별'하게 만들어진 곳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허름한 가게를 운영하는 청계천 상인들이 7000만원, 1억원이면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진다고 믿었다고 한다. 아니 서울시 공무원이 청계천 상인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가든파이브'는 그 사람들이 들어가기에 너무나 어리어리한 곳이다. PD수첩에서 어떤 청계천 상인이 말했다.

"5만원짜리 민박에서 자던 사람이 100만원짜리 호텔에서 자면 잠이 오겠냐?"

허름한 가게를 운영하는 청계천 상인들이 2억, 3억을 넘게 내야 '특별'하게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지금의 '가든파이브'다. 어느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복합문화상가"라고 한다.

원래 그런 목적이 아니었는데, 원래는 청계천 복원을 위해 양보한 청계천 상인들이 옮겨 갈 대체상가로 조성된 곳인데, '대한민국 문화특구'로 되버렸다.

그 '대한민국 문화특구'에 대다수 청계천 상인들은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문화특구'를 바란 것도 아닌데, '대한민국 문화특구'로부터 거부당한 청계천 상인들은 그저 눈물을 흘릴 뿐이고 가슴에 한을 쌓을 뿐이다.

대신 거부당한 청계천 상인들을 내버려둔 채, 그 빈자리를 채우려 일반분양을 하는 '가든파이브'에는 한몫 챙기려는 투기꾼들이 몰려오는 모양이다.

이런 '가든파이브'의 내막을 몰랐다.
방금 PD수첩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만나는' 가든파이브. 하지만 원래 만나게 되어 있던 청계천 상인들 중 다수는 만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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