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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통신료 인하, 왜 조중동이 생색내나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9. 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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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27일 내놓은 이동통신 요금 인하 방안을 두고 이통사들보다 조중동이 더 생색을 내고 있다.

동아일보


"기본료는 손대지 않은데다 KT와 LGT의 요금부과 방식은 변경하지 않기로 해, 실효성 있는 요금 인하 방안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만 조중동에서는 이런 지적을 찾아보기 힘들며 그저 MB정부의 '친서민행보'와 연결시킨 생색내기만 판을 치고 있다. 가구당 월 7730원이 줄어든다고 하고, 5000원 싸게 통화할 수 있다고도 하며, 1인당 연평균 3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난리부르스다.

오늘 동아일보는 1면에서 "유무선통신 요금체계가 크게 바뀌어 가구당 통신비가 월평균 7730원 줄어든다""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행보와 맞물려 이뤄진 조치"라고 평가했다. 12면의 상세 해설 기사에서는 SKT와 관련해 "이용량만큼만 요금을 매겨 '낙전' 수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 했고, KT에 대해서는 "옛 KTF와의 합병으로 유무선 모두 보유했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통화는 휴대전화로 하지만 인터넷 전화요금이 적용되어 이용료가 크게 싸진다"고 했고, LGT에 대해서는 선불요금제가 10초당 16원 내린 것과 관련해 "이통 3사 중 인하폭이 가장 큰 수준"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1면에서 "이번 결정으로 10% 정도의 통신비 인하 효과가 예상된다"는 방통위 관계자의 발언을 싣고, 경제섹션 1면에서는 "방통위가 이번에 내놓은 통신요금 정책의 핵심은 이동통신사 간 서비스와 요금 인하 경쟁을 촉발시킨다는 것"이라며 "이는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의 의지이며 실제 이번 요금 인하에도 최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라고 썼다. 또 "오래 쓰면 깎아준다", "눈길을 끄는 것이 KT의 시외전화 요금제의 폐지", "(LGT의 경우) 요금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사용량을 적게는 약 2배에서 최고 11.9배까지 파격적으로 확대했다" 등 방통위의 요금 인하 방안으로 사용자들이 엄청난 혜택을 볼 수 있게 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즉 최시중의 의지로 사용자들이 시혜를 입게 됐다는 것.

중앙일보는 1면에서 "휴대전화 요금이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린다""MB 대선 공약에 부응"이라는 최시중의 발언을 부각시켰다. 21면에서는 <최시중 위원장 요금 인하 이끌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따로 싣기까지 하면서 "통신 3사는 결국 강도높은 요금인하 방침을 내놓았다"고 기사를 썼다. 그 위 <1인당 연평균 3만원 절감>이라는 해설 기사에서는 "2.9명 기준의 가정은 7730원가량의 통신비를 절감한다"며, 'SK텔레콤, 음성통화·장기 가입자 유리', 'KT, 유무선 결합상품 인하에 초점', 'LG텔레콤, 스마트폰 데이터료 50% 내려' 등의 표제를 기사 중간에 넣기도 했다.

중앙일보

반면 한겨레는 방통위의 이번 방안에 대해 "먹잘 것 없는 '잔칫상'"이라며 가령 가입비를 6000원으로 내린 KT의 예를 들어 "지금은 해지 뒤 재가입 때 받지않는 가입비를 받기로 해 이용자들의 가입비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고 했고, 동아일보가 '이통사 중 가장 인하폭이 크다'고 했던 LGT 등의 선불요금제에 대해 "이용자가 거의 없어 요금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조삼모사'라는 것. 경향신문은 "기본료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른지, 문자 메시지 요금 인하 계획이 없는 것도 이동통신사들의 통신비 부담 인하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사설까지 썼다.

그런데 왜 조중동에는 KT가 재가입비를 받거나, 선불요금제 이용자가 많지 않다거나, 문자 메시지 요금 인하가 이뤄지지 않은 것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지적을 찾아볼 수가 없는걸까?
왜 조중동은 MB 공약과 '친서민 행보'를 위한 이번 통신요금 인하 방안에 대해 지네가 생색을 내는걸까?
오늘 기사를 쓴 조중동 기자들이 1년 뒤, 이번 통신요금 인하 방안으로 인해 실제로 자신이 매달 5000원에서 7000원, 1년에 3만원 정도로 통신비를 아꼈는지 확인시켜 주는 기사를 써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오늘의 기사가 꼭 생색내기만은 아니었다고 믿겠다.
그게 아니라면? 독자들에게 사기 친 것에 대해 사과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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