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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새노조 "이병철 열린음악회, 삼성 OEM?"

쇼오락후비기

by hangil 2010. 3. 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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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7일 토요일, KBS '열린음악회'가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녹화됐다죠. 이날 녹화방송은 4월 4일 오후 5시 30분으로 잡혀 있더군요. '이병철 탄생 기념'이라고 초대장까지 뿌려놓고 방송 편성표에는 '부산 시민과 함께'라고 해놨으니, KBS도 뭔가 구린 구석은 있었나봅니다.

서해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비극으로 온 나라 국민들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국가기간공영방송이라는 KBS는 재벌 회장의 탄생을 기념하며 음악쇼를 펼쳤으니, 정말 딱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습니다. 이런 KBS를 위해 정녕 매달 수신료 2500원을 꼬박꼬박 내야 한단 말입니까!!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 열림음악회' 초대장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 열림음악회 4월 4일 편성표


이미 '열린음악회'는 이명박 정부의 '원전수주'를 기념하는 특집방송을 한 적이 있어 '정권홍보프로그램'으로서의 악명을 만천하에 떨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이라니, KBS까 정권홍보방송을 넘어 재벌홍보방송까지 자임하나봅니다.

누가 뭐래도, 제 정신이 조금이라도 박혀 있다면, 4월 4일로 예정된 '이병철 기념 열린음악회' 방송은 취소되어야 합니다. 물론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도 아니고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이라니, 이 프로그램 기획한 사람, 제작한 사람 모두 제 정신 박힌 사람들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나서서 정신 번쩍 나게 해줘야 될 것 같네요.

다행이도 KBS 안에 정신 박힌 사람들이 그나마 있어서, "'이병철 기념 열린음악회', 편성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네요.

KBS에 새로 생긴 노조, 즉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오늘 "KBS가 삼성 사내방송인가"라는 성명을 내고, "삼성이 창업주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장소와 돈을 제공하고 공영방송 KBS는 주문자 생산방식(OEM)으로 간판 프로그램을 제작해 갖다 바치는 꼴"이라며 "김인규 사장은 이번 <열린음악회>가 어떤 경위로 제작되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고 KBS가 재벌홍보를 위해 동원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또한, 4월 4일로 예정된 ‘이병철 기념’ <열린음악회> 편성은 즉각 취소되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KBS본부는 특히 ,

"‘천안함 침몰’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공영방송이 재벌의 생일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열고 있었다니 이러고도 KBS가 시청자에게 수신료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국민 앞에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러고도 KBS가 ‘삼성 사내방송’이라는 시청자들의 비난에 무슨 할 말이 있는가?"

"우리는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기도 기념하지 않는 KBS가 왜 재벌회장의 탄생을 챙기느냐’고 비판하는 시청자의 지적에 우리는 입이 열 개라도 달리 할 말이 없다.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며 특보사장을 대신해 시청자와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KBS의 특보사장 김인규씨 역시 KBS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제 정신을 차리고 이들의 요구를 당연히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아래는 언론노조 KBS본부가 오늘 발표한 성명 전문입니다.

KBS가 삼성 사내방송인가
‘이병철 기념 열린음악회’, 편성을 즉각 취소하라

3월 27일 KBS <열린음악회>가 이른바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녹화·제작됐다. 그리고 4월 4일 이를 방송한다고 한다. 기가 막힌 일이다. 공영방송 KBS가 정권홍보방송도 모자라 재벌홍보방송으로까지 전락하다니 수치스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더구나 ‘천안함 침몰’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공영방송이 재벌의 생일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열고 있었다니 이러고도 KBS가 시청자에게 수신료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국민 앞에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번 <열린음악회>는 지난 3월 27일 부산 ‘신세계 센텀 시티’에서 녹화됐고, 협찬자는 신세계백화점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세계백화점 이명희 회장은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딸이다. 즉 삼성이 창업주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장소와 돈을 제공하고 공영방송 KBS는 주문자 생산방식(OEM)으로 간판 프로그램을 제작해 갖다 바치는 꼴이다. 이런 방송사가 어떻게 국가기간 공영방송인가. 이러고도 KBS가 ‘삼성 사내방송’이라는 시청자들의 비난에 무슨 할 말이 있는가?

김인규 특보 사장에게 묻는다. 전대미문의 ‘열린음악회’에 대해 최종 책임자로서 김인규 사장은 분명히 답하라!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 열린음악회’는 도대체 누가, 어떤 기획 과정을 거쳐 편성했는가? 이병철 전 회장이 태어난 날은 2월 12일이다. 그의 탄생을 기념한다는 방송이 어떻게 한 달도 더 지나 제작될 수 있는가?

뿐만 아니다. 왜 <열린음악회>가 굳이 이병철씨의 탄생을 기념해야 하는가? <열린음악회>가 이 시점에 누군가를 기념하는 방송을 해야 했다면 그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이병철씨가 아니라 서거 100주기를 맞은 안중근 의사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공영방송의 존재의미가 뭔지, 가치 있는 방송소재가 뭔지도 모르는 이런 기획이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왔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미 <열린음악회> 게시판 등 인터넷에서는 KBS와 <열린음악회>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수신료를 돌려달라’, ‘제정신이냐’, ‘삼성 사내방송으로 간판을 바꿔달아라’ 등 하나같이 고개를 들 수 없는 준엄한 비판들이다. 우리는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기도 기념하지 않는 KBS가 왜 재벌회장의 탄생을 챙기느냐’고 비판하는 시청자의 지적에 우리는 입이 열 개라도 달리 할 말이 없다.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김인규 특보 사장에게 요구한다!
김인규 사장은 이번 <열린음악회>가 어떤 경위로 제작되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고 KBS가 재벌홍보를 위해 동원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또한, 4월 4일로 예정된 ‘이병철 기념’ <열린음악회> 편성은 즉각 취소되어야 한다. 만약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방송’을 강행한다면 김인규 사장 스스로 ‘특보사장’으로도 모자라 ‘삼성 계열방송사 사장’임을 자임하는 것이 될 것이다. 김인규 사장은 더 이상 KBS를 망치지 말라!
<끝>


2010년 3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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