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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은 그냥 두고, '수삼'을 중단하라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10. 4.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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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동안 방송된 KBS의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뭐 이런 방송이 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첫째는 1TV에서 '특별생방송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 등 천안함 침몰 관련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온 국민들이 가슴 아파하는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공영방송이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했다는 것 자체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도대체 왜 아직 사건의 진상조차 규명되지 않았음에도, 국민 성금을 생방송을 통해서 받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왜 천안함과 관련해 국민들이 호주머니를 털어야 되는 것인지도 아무런 납득을 할 수 없었다. 작전 중이든, 사고 때문이든, 북한의 어뢰 때문이든, 당연히 국가가 책임지고 보상을 할 건데 도대체 왜 국민들로부터 성금을 받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심지어 실종자 가족들조차 "국민들의 마음은 감사하지만 실종자들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지금 성금을 받기엔 부담스럽다"며 "정중히 사양하고 마음만 받겠다"고 밝히질 않았는가. 오히려 KBS의 호들갑 때문에 국민적 반감만 불러일으켰으니 멍청하고 어리석다고밖에 할 수 없다.

출처-KBS


둘째는 어제로서 2주째 '개그콘서트'가 결방된 것이다. 토요일 '천하무적 야구단'이 정상적으로 방송되고, 일요일에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 역시 정상적으로 편성된 것을 보며 오랜만에 '개그콘서트'도 볼 수 있을거라 여겼다.

물론 한편으론 토, 일 동안 '천무단', '스타골든벨', '1박2일'이 방송되는 걸 보며 KBS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국가적 참사에 대한 국민 정서와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가요와 코미디 프로그램 등을 대체 편성하고 기타 프로그램도 오락적 요소를 자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1주일밖에 못가는구나 싶어 KBS의 변덕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KBS 보도자료


어쨌든 '이제 KBS가 예능프로그램 자제 방침을 중단했구나' 싶어 당연히 개콘도 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어라, '스펀지 2.0 스페셜'이 방송됐다. 도대체 '1박2일', '스타골든벨'은 되고 '개콘'은 안되는 이 더러운 KBS는 뭐란 말인가. 그 기준, 누가 정하는지 어떤 뇌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보고 싶다.

세번째는 '개콘'이 결방되었음에도 그 앞 시간에 X막드 '수상한 삼형제'는 버젓이 방송되었다는 거다. 나는 오히려 '개콘'은 '1박2일'은 방송되는 것에서 오는 불쾌함보다 '개콘'은 안되는데 '수상한 삼형제'는 되는 것이 더 역겹고 불쾌하다. '수상한 삼형제'는 지난주 '1박2일' 등이 불방할 때도 방송됐다. '1박2일', '개콘'은 국민적 추모 분위기에 역행하는 프로그램이고, '수상한 삼형제'는 부합하는 방송이란 건가? 더더욱 짜증나는 것은 이런 막장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수상한 삼형제'가 연장방송된다는 것이다.

'개콘'만 쏙 빠진 4월 11일 KBS2TV 편성표. '수삼'은 재방까지 무려 3편이나 편성해놓고..


하여튼 가지가지하는 KBS다.
더 이상 개콘을 결방시키지 말라. 그렇지 않아도 웃을 일 없는 세상, 개콘이라도 보면서 좀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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