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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어스에 찍힌 북 잠수함, 정말 연어급인가?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0. 5. 3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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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이 "북한은 존재를 부인하지만, 비파곶 위성사진 분석 결과 연어급 잠수정의 존재가 확인됐다"며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인용해 주장했다.

그러자 조선일보가 송영선의 주장을 받아 조선닷컴 메인화면 탑으로 <"연어급 잠수정 없다"던 북, 이미 2006년에 실전 배치>를 싣는 등 수구신문들이 대서특필했다.

천안함 합조단의 발표로 비로소 그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 '연어급 잠수정', 하지만 북한은 이례적으로 국방위원회의 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그 존재를 부인했다. 그러자 우리 국방부에서 '위성을 통해 연어급 잠수정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등 다시 북한 국방위의 주장을 반박했다.

5월 31일 조선닷컴 메인화면


이렇게 '연어급 잠수정'의 존재를 두고 남북이 사실관계를 다투는 와중에 송영선이 그 존재를 실물로 증명해냈다면 이는 대단히 중요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들을 검색하고 확인해 본 결과,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고, 나아가 실소마저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송영선은 2006년 9월 19일 구글어스에 찍힌 북한 비파곶의 사진을 근거로 내세워, 정박중인 선박 6척이 '연어급 잠수정'이라고 주장했다.

근데 이 사진, 대단히 눈에 익다. 분명히 본 적이 있는 사진이다.

시간을 거슬러...
지난 4월 23일 중앙일보는 <북한에 잠수정 감추는 해안땅굴 있다>며 1면에다 비파곶을 촬영한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크게 실은 적이 있다. 자, 해당 사진을 한 번 살펴보자.

4월 23일 중앙일보 1면


같은 위치에 있는 잠수함을 중앙일보는 '상어급 잠수함'으로 표기했다. 같은 잠수함이 한달 전에는 '상어급'인데, 한 달이 지나서는 '연어급'으로 둔갑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미국의 북한 연구가 커티스 멜빈이라는 사람을 도움을 받아 확인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왼쪽 방파제에 3척의 로미오급 잠수함과 6척의 상어급 잠수함이 정박해 있다고 기사를 썼다.

중앙일보뿐만이 아니다.

5월 21일 조선일보


5월 21일, 조선일보는 4면에다 <북 연어급 잠수정, 공격 이틀 전 사라졌다 이틀 후 나타나>라는 제목으로 역시 '위성이 찍은 북 잠수함 기지'라며 같은 비파곶의 구글어스 사진을 실었다. 이 사진에서도 역시 6척의 선박을 '상어급'으로 표기했다.

이미 자신들도 그 존재를 알고 있던 구글어스 사진이고 문제의 선박을 '상어급'이라고 했으면서도, 갑자기 송영선이 '연어급 잠수정을 확인했다'고 하니 그걸 두고 연어급이라며 "2006년부터 실전배치했다"고 제목까지 뽑았다. 송영선이 배포한 구글어스 사진은 2006년 9월 19일 기준이지만 같은 6척의 선박은 2004년 4월 4일에도 같은 장소에 그대로 있었는데 말이다.

비파곶을 촬영한 구글어스 2004년 4월 4일 위성사진

비파곶을 촬영한 구글어스 2006년 9월 19일 위성사진


문제의 선박은 크기를 확인해보면 국방부가 '연어급'이라며 그 크기가 29m라고 한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게 결과를 놓고 짜맞춘 건지 뭔지 나는 판단하지 못하겠다. 잠수정이 바다 위에 정박하고 있는데, 과연 물 위로 드러난 부분만 가지고 그 크기를 판단하는 게 타당한지 아닌지도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모르겠다.

다만, 자기들 스스로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상어급'이라고 떠들던 선박을 두고 아무런 설명없이 또 다시 뭔가 새로운 발견이 나온 것처럼 '연어급'이라고 떠드는 게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을 뿐이다.

구글어스에 찍힌 비파곶의 저 선박이 도대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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