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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연예인 절친 소개까지 한 정두언이 외로웠다니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10. 7. 1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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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이 눈물을 쏟아냈다.
그것도 격하게 흐느끼며 콧물까지 흘릴 정도로 서럽게 울었다.


한참을 울고 난 뒤 정두언 의원이 기자들에게 한 말은 "여러분 그동안 내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는지 알아요"였다. 기자들에게 한 말이지만 정두언이 그 말을 하고 싶은 상대방은 MB였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추측하고 있다. MB의 측근 중의 측근 정두언이 MB에게 '나 외롭다, 힘들다'며 울음을 터트린 셈이다.

이른바 영포목우회를 둘러싼 여권 내 권력다툼의 과정에서 정두언이 얼마나 억울했는지, 실제로 억울한지는 모르겠다. 관심밖이다. 정두언의 눈물조차도 권력다툼의 한 양태로 보이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데 정두언이 눈물을 쏟아내면서 한 말, "외롭다"는 말은 아무리 해도 납득이 가지도, 이해가 가지도 않는다.

정두언이 외로웠다니!

긴말 필요없고, 지난해 연말과 올해초를 되짚어 보자.

지난 2월 밤 늦게 채널을 돌리다 tvN에 머문 순간 '이건 뭥미?'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 나올 정도로 짜증이 확 솟구친 적이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얼굴을 tvN에서'까지' 보게 된 것이다. tvN의 토크쇼 프로그램 '택시'에서 친이세력의 핵심 중의 핵심 정두언을 출연시켰기 때문이다.

'4집' 앨범까지 낸 정두언의 특이한 이력에 포커싱을 맞춰 '정두언'을 '무명가수 정두언'이라고 칭하고, 여성 연기자 이경진과 '절친'이라고 둘을 같이 출연시킨 프로그램이었다.

TV에서 연예인을 '절친'이라고 소개시켜주기까지 한 정두언이 '외롭다'니!

정두언이 출연한 tvN '택시'

정두언 tvN 출연 전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KBS의 연예오락프로그램 5편에 출연한 적이 있다. ‘연예가 중계’(2009.10.3), ‘사랑의 리퀘스트(11.21), ‘열린 음악회’(12.31), ‘여유만만’(2010.1.13), ‘콘서트 7080’(1.31) 등 4달 못 되는 기간 동안 5개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두언의 KBS 출연 기록은 한차례 더 생길 뻔 했다. 설연휴 기간 '특집'으로 방송된 '명사스페셜'에 애초 기획대로라면 정두언이 출연하기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KBS 내부에서 정두언의 잦은 오락프로그램 출연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어 정두언 출연 건은 무산되었다.

정두언이 출연한 콘서트 7080


이미 정두언의 잦은 TV 출연이 사회적 논란거리로까지 대두되었음에도 정두언은 또 다시 지상파 외에 케이블까지 두루 섭렵하는 마당발 실력을 발휘했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넘나드는 잦은 출연, 이 정도면 웬만한 연예인의 TV 출연 못지 않다. 연예인과 다름없이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한 사람이 '외롭다'고, '힘들었다'고?

억울하다고 우는 건 좋다.

그런데 '외롭다'는 따위의 말은 정두언 의원이 쓸 말은 못되는 것 같다. '친이직계' 중의 '직계'로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그의 주변에 부나방처럼 모여드는 사람들 때문에 번거로우면 번거로웠을 사람이 '외롭다'니, '힘들었다'니...

아무리 '무명가수'라도 4집 앨범까지 낸 '중견'인데, 기자들 앞에서, 카메라 앞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더라도 이토록 어설퍼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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