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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이 뭘 어쨌다고, 욕 먹을 사람은 '전원책'이다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7. 7. 1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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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7월 12일) 방송된 EBS '토론까페'를 두고 말들이 참 많다.
이안이 한 발언 때문인데... '막말'이라니, '사과하라'니 또 한 번의 '마녀사냥'이 인터넷을 휘감고 있다.

나는 도대체 이안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토론의 전반적 흐름을 비춰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물론 이안이 한 발언 그 부분만 떼놓고 보면, 잘못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전원책 변호사의 말처럼 '토론에서 옳지 못한 태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토론회를 처음부터 찬찬히 지켜본다면 전원책 같은 사람에게 그 정도로 차분하게 이야기한다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정도 말, 전원책에게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거다.

이안 : 혹시 자식이 있으신가요? 딸인가요, 아들인가요?

전원책 :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아직 자식이 없습니다.
(왜 자식이 없는데 부끄러울까?)

이안 : 진짜요? 그러니까 이러시구나, 우리 아버지였으면... (웃음)

전원책 :  방금 말씀하신 것은 정말 옳지 못한 토론 태도입니다. 무슨 그런 말을 합니까? 남의 가족사를 말하면서 ‘그래서 그렇구나’라니. 그것은 정말 예의를 잃은 말입니다. (화를 마구 냄)

자, 여기까지가 현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안 막말'의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일부 매체는 네티즌들이 이안의 미니홈피에 들어가 막 비난하고 있고, 테러위협까지 하고 있다며, '아직 이안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사안 부풀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전원책 변호사가 지난 주 KBS '심야토론'에 나와 군가산점 부여를 두고 군가산점을 반대하는 측과 격렬하게 토론하면서 '호통'을 친 이후 '전거성'이라는 별명을 얻고, 남성들의 일대 우상으로 부각된 이후, 마치 이안이 전거성에게 도전했다는 식으로 쓴 글들도 있다.

하지만, 토론을 보시라, 꼭 보시라.

전원책이 얼마나 토론에 부적합한 인물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EBS와 토론까페는 왜 전원책 같은 인간을 토론자로 불러내 '알파걸'에 대한 논의를 하려고 했는지가 이해되지 안을 정도다.

전원책은 토론 시작부터 끊임없이 상대 패널 발언 도중에 말을 자르고 자기 말만 지껄였다. 또,

"다방면에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거시적으로 볼 줄 알고, 깊이 있게 사색하는 데 남자가 앞선다"
"남자가 주로 노동을 하고 여자가 가사를 하고, 여대생들도 시집 잘가서 편하게 사려고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성단체에서 자기는 아버지가 없는 것 처럼 하고 있다. 편한 직업은 반씩 나누자고 하면서 3D 업종은 남자보고 하라고 한다"
"6시 땡 하면 퇴근하려는 게 여성들이다"
"(비정규직 등 늦게까지 힘들게 일하는 여성의 사례를 들자) . 예외적인 말씀을 하지 말라는 거다. 숙직을 할 수 없는 여성보다 남성을 선호하지 않겠느냐. 여자들은 충성도가 낮지만, 남자들은 충성도가 높다"
"남자가 집에서 아기를 키우는 거 바람직하냐?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 여자가 밖에서 돈 버는 데 어떻게 남자가 스트레스를 안받겠나?"

등, 도저히 TV토론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혼자만의 이야기를 계속적으로, 지속적으로, 토론 내내 쏟아냈다.

전원책은 스스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건 내 논리다. 그 반대는 애초에 나하고 말이 안되는 거다"고 했다. 그런 사람이 도대체 뭐 하자고 TV토론에 나온 건지 모르겠지만, 저 이야기들을 조근조근하게 한 것도 아니고, 말 자르면서 막 언성 높이면서, 화내면서 했다.

또 " 그런 말씀 하지 마십쇼", "무슨 말씀입니까? 판결은 내가 많이 본다", "무슨 그런 말씀을 합니까?"라며 툭하면 상대방을 윽박지르고 "내가 자료를 보여주겠다. 공부안하고 나온거냐?"면서 상대 패널을 무시하기도 수차례였다.

하지만 이안은 토론 내내 차분했다. 도대체 말도 안되는 말을 지껄이니깐, 보다 못해 '아이가 없어 그러시는구나'라고 약간은 비아냥이 담긴 말을 던진 것 뿐이다.

그런데 이 말 한 마디만 가지고 이안이 '토론에서 막말을 했다'며 난리 부르스를 쳐대는 꼴이라니.

인터넷 황색 저널리즘과 몰지각한 네티즌들의 태도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전원책은 이번 EBS에서의 토론태도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태도를 '심야토론'에서도 보였다. 하지만 그는 남성들의 '영웅'이 되고 있다. 반면 이안은 '죽일 년'으로 매도되고 있다.

전원책의 태도는 남자인 내가 봐도 부끄러울 정도였는데, 대다수 네티즌들은 안그런가보다. 참으로 씁쓸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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