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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페이스북 라이브 출연, MB는 꿈도 못꿀 일

SNS/IT 후비기

by hangil 2011. 4. 2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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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페이스북 라이브(http://www.facebook.com/FacebookLive)'에 출연했다. 이른바 타운홀미팅으로 진행된 토론을 위해서다. 페이스북 본사에서 진행된 오바마의 페이스북 라이브는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오바마의 페이스북 라이브 출연' 보기)

오바마의 이번 페이스북 라이브 출연은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들을 남겼다.

먼저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의 대통령이 TV 토론도 아닌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국민과 전세계 사람을 만났다는 점이 페이스북의 지금 위상을 단적으로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그저 페이스북에 일회성으로 등장한 것이 아니다. 오바마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19,407,630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고 직접 올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루 한 두건 정도씩의 메시지를 남긴다. 팬이 많은만큼 오바마가 글을 남기면 기본 수천개의 댓글이 달린다.

토론이 끝나고 주크버거에게 페이스북 로고가 새겨진 후드티를 선물받은 오바마. 들고 좋아라 하는 모습이 겉치레는 아닌 듯 했다.


미국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 공간으로 페이스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고, 페이스북은 그런 오바마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오바마는 이미 트위터를 선도적으로 활용했던 정치인인데, 오바마를 따라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트위터 이용이 급격히 늘어난 바 있다. 페이스북 본사를 직접 찾은 오바마의 모습을 보며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의 페이스북 활용 역시 앞으로 급속히 늘어날 것이다.

반면 이번 오바마의 '페이스북 라이브' 출연 자체는 진정한 소통의 공간이기보다는 일회성 이벤트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함께 토론했던(토론이라기보다는 질문자에 가까웠던) 주크버거와 많은 대화를 주고받거나 라이브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질문에 최대한 답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주력했던 모습은 많이 아쉬웠다.

물론 증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주크버거에게 "나와 당신 같은 사람이 세금을 조금 더 내야 한다"고 말하고, 주크버거가 "동의한다"고 하자 "그럴 줄 알았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내는 등 재치 있고 친근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오바마의 모습은 보기 좋았지만, 듣기보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하는 모습은 페이스북을 연설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한국판 '오바마 페이스북 라이브' 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번 오바마의 '페이스북 라이브' 출연은 그 자체로 훌륭한 시도였고 한국에 사는 나로서는 부러운 일이었다. 바로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면?'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머리 속에 그럴듯한 그림이 그려지기는커녕 '실현 불가능한 공상'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어쩌다 일년에 한 번 정도 '국민과의 대화'라도 할라치면 방송사란 방송사는 죄다 끌어모아 온 채널을 자신의 얼굴로 도배해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마저 빼았는 MB가 인터넷으로 중계되는 타운홀 미팅을 시도나 할 수 있을까? TV 토론은 고사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기자회견조차 인색하기 그지 없는 MB가 네티즌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일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아니 MB가 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생각하기 전에 그저 인터넷 여론이라면 괴담이니, 여론조작이니 선동이니 악선전이니 떠들어대며 통제하고 잡아가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이 정부 하에서는 '오바마의 페이스북 라이브' 같은 풍경은 상상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오바마는 자신을 "주크버거가 재킷을 입고 넥타이를 매게 만든 사람"이라고 소개했고(그 의미는 다들 아시리라)

주크버거에게 재킷을 벗자고 제안해 둘이 같이 재킷을 벗고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과연 네티즌을 비롯한 국민들과의 소통 의지가 있는 대통령이 있다고 해도 과연 페이스북처럼 그를 불러내 자리를 만들 수 있는 곳이 국내에 과연 있을까 싶다.

페이스북 못지 않은(국내적으로) 규모를 가진 곳은 대화니 소통이니 하는 부분으로도 대중들로부터 그다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곳은 아직 규모가 미약하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태터앤미디어(지금의 TNM)가 대선 후보 몇몇을 초청해 블로거와의 대화를 진행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TNM의 파트너인 관계로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그 정도 집단이 진행하는 행사라면 신뢰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 라이브'와 비교하기에는 규모로 보나 형식으로 보나 비교하기 어렵다.

요컨대 '한국판 오바마 페이스북 라이브'를 보고 싶다면, 일단 정권이 바뀌어야 할 것이고, 다수 대중들로부터 폭넓게 신뢰받는 소셜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할 것 같다. 물론 이미 수백만명의 이용자가 있는 트위터로도 페이스북으로 하고자 하면 할 수 있겠지만, 뭔가 색다른 우리만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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