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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견제 시작한 조선일보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1. 7. 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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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오늘(7/7) 조선일보 주용중 정치부 정당팀장은 칼럼 '동서남북'에 <'문재인 대망론'>이란 글을 썼다.

주팀장은 "야권에서'문재인 대망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며 "친노세력이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 2주기를 맞아 문씨를 유시민의 대안으로 띄우기 시작하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꺾어줄 필승카드를 찾고 있는 야권 성향 표들이 문씨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7월 7일 조선일보 칼럼


전혀 엉뚱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주팀장의 이런 분석은 지나치게 정치공학에 매몰된 계산법이다(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 후보를 '박근혜 전 대표'로 못박고 있는 것은 지금 조선일보가 대선구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은연중에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금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이사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물론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이사장의 인간적 매력에 대한 호감이 더 크다고 본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력에 대한 분노,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실패와 비교해 재평가되고 있는 참여정부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맞물리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왕수석'이었던 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관심이 점점 급증하고 있다고 본다.

단순히 한나라당을 꺾어줄 적임자로서 문재인 이사장을 주목하기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점점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한 호감을 가지게 되고 그 호감이 점차 확산되면서 문재인 이사장이 정권 교체에 나서줄 것을 기대하기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에 출석할 때 옆에서 자리를 지킨 문재인 이사장


분석이 어찌됐건 주팀장은 그리고 조선일보는 이런 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관심과 주목이 '당연히' 탐탁찮은 모양이다. 아직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칼럼에 사용된 몇가지 표현만 봐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조선일보는 "그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데 그칠지, 스스로 단일후보가 될지는 더 먼 얘기"라면서도 "다만 지금 시점에서 '문재인식 정치마케팅'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정치마케팅'이라... 문재인 이사장이 정치적 계산을 가지고 마치 장사를 하고 있다는 듯한 표현이다. 결코 가치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표현이 아니다.


더구나 문재인 이사장의 최근 행보를 '정치마케팅'으로 규정할만한 뚜렷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느낌'일뿐이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이사장에 대해 "이미 자신의 스타일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잇따라 가진 언론 인터뷰 내용이나 최근 내놓은 '문재인의 운명'이란 자서전에선 언뜻 '프로'의 감각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했다. "'프로'의 감각"이란 표현 역시 '정치마케팅'과 비슷한 표현이다.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이사장에 대해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신선함에서 기인하는 매력을 느끼고 있는데 조선일보는 그런 '신선함'과는 정반대 이미지인 '프로'라는 단어를 갖다붙이고 근거를 대기 보다는 "느껴지기도 한다"고 주관적인 느낌을 들이댄 것이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이런 유의 처신은 자신의 '밑천'을 솔직하게 드러내놓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판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질 경우에 한해 자신을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선일보가 알고 있는 문재인 이사장의 '밑천'이 있다면 직접적으로 지적하고 독자들을 이해시키면 된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자신들도 모르는 '문재인의 밑천'을 '문재인 스스로 솔직하게 드러내봐라'는 식으로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판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질 경우에 한해 자신을 내놓겠다는 것"이라는 표현에 이르면 이번 칼럼이 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견제가 분명함을 확신하게 된다. 만약 문재인 이사장이 대선에 뛰어들게 되면 스스로 내놓거나 말거나 할 것 없이 당연히 검증받고 발가벗겨지게 되어 있다. 그 속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아직 그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 수도 있는)은 사람에게 왜 벌써 어떤 정치적 꼼수라도 있는 듯이 이런 지적을 하느냔 말이다.

아마도 조선일보로서도 '문재인의 잠재력'을 가늠하기 힘들어 서서히 잽을 날리며 뭔가 책잡을 구실을 만들려는 의도일 것이다. 조선일보는 "그가 노무현 시대의 어떤 점을 계승하고 어떤 점을 반성하는지부터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자신의 무지함을 고백하기보다 문재인 이사장이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도대체 '참여정부의 어떤 점을 반성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그뿐이다. 막무가내로 조선일보가 문재인 이사장에게 '반성' 운운할 일이 아닌 것이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이사장이 최근 낸 <운명>의 마지막 문장("당신(노 전 대통령)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을 들어 "그 숙제가 무엇인지 그에게 묻고 싶다"는 말로 칼럼을 마무리지었다.

독자로서 그 숙제가 궁금할 수도 있고 조선일보가 궁금증을 가지는 건 자유지만, 문재인 이사장에게 그걸 묻고 따지진 말라. 노무현을 죽인 조선일보 따위가 궁금해 할 숙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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