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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국어실력과 BBK 의혹, 그리고 검증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7. 10. 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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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읍니다. 번영된 조국,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모든것을 받치겠읍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지난 6월 6일 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문장이라고 한다.
뭔가 문제가 보이는가? 사진으로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이에 대해 소설가 이외수 씨가 친절히 교정까지 해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외수가 화난 이유'라는 제목의 글로 올린 바 있다.

   
  ▲ 이외수 씨가 홈페이지에 교정해서 올린 사진  


여기서 이외수 씨는 "한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분이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신다. 무슨 망언인가"라며 "이 분이 과연 대한민국의 언어와 역사를 얼마나 알고 계시기에 저런 망언을 서슴지 않는 것일까"라고 '화'를 토해냈다.

또 "그러실 바에는 차라리 미국으로 이민이나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네티즌들의 지지가 연이어 달렸다.

그런데 추가할 것이 더 있나보다.
미디어전문인터넷매체 '미디어스(http://www.mediaus.co.kr)에 '한겨레21' 정치팀의 최성진 기자가 <이명박 대선 후보 국어 실력 '유감'>이라는 글을 써 조목조목 지적한 게 눈에 띤다.

최 기자는 이외수 씨의 지적 외에도 한 군데 더 문제를 지적한다.
이 후보가 쓴 '번영된 조국'이라는 문구에 대해.

그래 뭔가 이상했다. '번영된 조국을 이룬다'니...

이미 번영된 조국을 자기가 어떻게 이룬다는 말일까?
자기가 번영된 조국에 바칠 것은 결국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가 아닐까?

최 기자 역시 친절하게 문장을 손 봐 줬다.

'당신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조국의 번영과 평화통일을 이루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라고...

최 기자는 이런 이 후보의 국어실력에 대해 "이 후보의 문장이 보여주고 있는 총체적 부실은 결코 실수가 아니다"며 "잘못된 종결어미 '-읍니다'는 저 짧은 문장에서 두 번이나 나타났고, '이루는데'와 '모든것을' 등을 연속으로 붙여쓰는 것으로 보아 이 후보는 의존명사라는 개념을 모르는 것이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영어 실력 키워줄 궁리를 할 때가 아니다"며 "우선 본인부터 국어와 국사를 우리말로 다시 공부해서 '의사' '열사'의 개념도 머릿속에 새겨야 하고 맞춤법과 어법도 제대로 익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적으로 타당한 지적이다.

이명박식(式)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이 후보처럼 글을 쓰면 곤란하지 않을까?
안그래도 아이들의 글짓기나 일기에도 외계어가 범람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말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미 4개월이나 전에 벌어진 일임에도 이외수 씨의 지적이 있기 전까지는 이 후보의 국어실력이 '검증'되지 못한 것이다.
수많은 기자들이 이 후보를 '쫄쫄이'처럼 쫓아다니고 있고, 분명히 수많은 사람이 이 후보의 방명록을 봤을텐데 문제삼는 기자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저 '동정'에만 관심이 있을뿐 '비판정신'은 아예 개념탑재조차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경준 씨 귀국을 둘러싸고 다시 BBK 의혹이 쟁점화되고 있다. 지금도 적지 않은 언론들, 특히 조중동은 김경준 귀국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에만 관심을 둘 뿐 BBK 의혹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조금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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