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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표급' 시사고발 PD들, 소비자 권리 찾기 선언

다큐후비기

by hangil 2007. 6.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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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대표급' 시사고발 PD들, 소비자 권리 찾기 선언

'생활개선 프로젝트' 내건 M <불만제로>, 28일 첫 방송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활감시 프로그램’을 자처하며 ‘21세기 소비자들을 위한 권리대장전’을 선언한 MBC <불만제로>가 9월 28일(목) 저녁 7시 20분 첫 방송된다. ‘생활개선 프로젝트’를 내세운 <불만제로>는 MBC의 간판 남자 아나운서인 이재용ㆍ김성주 아나운서와 개그우먼 정선희씨의 공동MC 체제로 진행된다.
  
  

△9월 28일 저녁 7시 20분 첫 방송되는 MBC <불만제로> ⓒMBC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MBC의 대표 시사프로그램인 < PD수첩>에서 ‘불패신화, 삼성 무노조’, ‘전격 분석 국적 포기 1,678명’ 등 시사성 강한 내용으로 사회적 이슈를 불러 일으켰던 이우환 PD와 역시 ‘송두율과 국가보안법’, ‘친일파는 살아 있다’ 등에서 우리 사회의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고 를 통해 세계 각국의 생생한 현장을 전하며 평화와 국제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이동희 PD 등 MBC의 대표적 시사고발PD들이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았다는 점.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을 딱딱한 고발프로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판이다. 이른바 가족시청 시간인 저녁 7시 대에 방송되는 만큼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소재를 다루고 시청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방송을 지향하고 있다.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실험과 직접체험, 추적취재를 통해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는 즉시 문제가 무엇인지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재용․김성주 아나운서와 정선희씨 역시 시청자들이 방송에 더욱 가깝게 다가서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희 PD는 <불만제로>에 대해 “< PD수첩>이 진화되어 대중적인 친화력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그냥 한 번 지르고 끝나는 게 아니라 관계기관 등에 직접적인 답변을 요구해서 소비자의 불만이 구체적으로 개선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우혁 PD 역시 “거대담론이 아니라 일반 시민, 즉 소비자들이 정말 필요한 것이 뭐냐는 고민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라며 “소비자가 주인이라고 하는데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부당한 대우에 기죽을 것이 아니라 떵떵거릴 수 있도록 솔루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 ‘생산자(혹은 사업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정상으로 복원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28일 첫 방송에서 다뤄지는 내용을 살펴보면 <불만제로>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바로 눈치 챌 수 있다.
  
  
△실험, 직접체험 등 각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실감나게 다룰 예정. ⓒMBC

  
  모두 세 꼭지로 구성된 <불만제로>는 ‘제로맨이 간다’에서 이날 ‘내가 주유소에 돈을 지불하고 차량에 넣는 기름이 과연 정량대로 제대로 주유되는가’라는, 일상에서 주유소를 찾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궁금증을 풀어낸다. <불만제로>는 서울, 경기 일대 60곳이 넘는 주유소를 직접 찾아 주유를 하면 기름탱크가 아니라 양을 잴 수 있는 용기로 기름이 들어오게 하는 장치를 이용해 ‘정량대로 주유되는지’를 검증했다. 그 결과 40%가 넘는 25곳의 주유소가 정량보다 적게 주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들로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 <불만제로>는 ‘소비자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장 경제적으로 주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도 함께 소개한다.
  
  또 ‘실험카메라’에서는 컵라면을 먹거나 식당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나무젓가락이 과연 신체에 안전한 지를 살펴본다. <불만제로>에 의하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나무젓가락은 거의 전량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것들. 중국 현지 공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표백과 곰팡이 방지를 위해 공업용 과산화수소수, 아황산수소나트륨, 이른바 ‘양잿물’로 불리는 수산화나트륨, 이산화황 등이 사용되고 있었다. 아황산수소나트륨은 중국에서도 사용 금지된 화학물질이고 이산화황은 천식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 나무젓가락에 대한 위생기준이 아예 없다는 점. <불만제로>는 나무젓가락을 어항에 넣는 실험을 통해 대부분의 물고기가 12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충격적인 결과를 전하고 과연 화학물질이 어느 정도로 나무젓가락에 포함되어 있는 지 그 양을 측정해 공개한다.
  
  이밖에도 ‘소비자가 기가 막혀’에서는 식품에서 나온 이물질, 구입하자마자 망가지는 물건, 새 것으로 알고 산 중고품 등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갖가지 황당한 일을 접수받아 그 해결을 모색한다.
  
  <불만제로>는 무엇보다 소비자 즉 시청자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다. 소비자의 제보가 활발할수록 <불만제로> 또한 그 내용이 알차지는 것이다. 방송 초기에는 소비자보호원 등 관계기관과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와 함께 네트워크를 구성해 소재를 발굴하고 있지만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불만제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 불만’을 제보 받고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애초 ‘파일럿 프로그램’(정규편성 전에 시청자의 반응 등을 보기 위해 시험적으로 편성하는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었다가 제작 과정에 정규편성 프로그램이 된 <불만제로>는 일단 28일 파일럿 제작분을 방송하고 추석연휴가 지난 10월 12일 정규 편성 첫 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시사성 강한 소재로 사회 성역과 금기에 대한 도전은 물론 사회 곳곳의 부조리한 현상을 용기 있게 고발해왔던 MBC 대표선수급 시사고발 PD들. 그들이 만드는 생활밀착형 프로그램 <불만제로>, 기대할 만 하다.

(이 글은 2006년 9월 28일 쓴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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