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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보도'를 보면 조중동이 보인다

뉴스후비기

by hangil 2009. 3. 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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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TV와 오늘 아침 신문의 최대 뉴스는 뭐니뭐니해도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논란일 것이다. 아니 '논란'이 아니라 이미 이메일을 통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더더욱 충격일뿐더러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헌법이 보장한 판사의 독립성을 침해했고, 법관 윤리강령에도 "법관은 다른 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모범이 되어야 할 서울지방법원장이라는 사람이 그것도 '대법관'이 되겠다고 했던 사람이 이를 앞장서서 어겼다.

따라서 언론들은 신영철 대법관의 부당한 재판 개입 사실을 중요하게 다루고 이를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3월 5일 KBS(왼쪽)와 MBC(오른쪽)의 메인뉴스 첫보도



KBS는 어제 9시뉴스에서 첫보도부터 4건에 걸쳐 이 사안을 중요하게 다뤘다. 최근 '땡이뉴스'로 전락했다는 KBS가 신 대법관이 판사들에게 보냈다는 이메일을 '특종보도'한 것은 그나마 KBS에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에 충실하려는 기자들이 있다는 증거다.

MBC 또한 뉴스데스크에서 첫보도를 시작으로 5건에 걸쳐 이 사안을 집중 보도했다.

오늘 아침,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와 3, 4, 5면에 걸쳐 그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을 집중적으로 상세하게 보도했다. 사설에서도 "신영철 대법관 물러나야"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겨레.


역시 이번 사안을 1면 머리기사로 올리고 3, 4면에서 집중보도하고 그리고 사설 "신영철 대법관 물러나야"라고 주장했다.

언론이라면 이것이 정도이고, 정론직필의 자세이며, '빛과 소금'이라는 역할에 충실한 자세다.

그러면 이른바 '1등신문'이라는, 스스로 '정론지'를 표방하는 조중동은 어땠을까?
역시 신영철 대번관 재판 개입 관련 조중동의 보도는 조중동이 과연 어떤 존재인지를 정확하게 입증해줬다.

그중에서도 조선일보가 최고다.


3월 6일 조선일보 12면



보다시피 1면에 아예 관련 기사가 없다. 이게 바로 조선일보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12면에서 '논란'으로 다루며 신 대법관을 비판하기는커녕 "일부 판사들이 재판 방치해 법원장으로서 할 일 한 것"이라는 신 대법관의 어처구니없는 입장을 대변했다. 그리고 사이드에서는 '야간집회 위헌소송'과 관련해 신 대법관의 입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야간 옥외집회 금지는 합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것이 바로 조선일보다. 

중앙일보는? 역시 1면에서 관련기사를 찾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동아일보는?
 왠일로 1면에다 기사를 싣긴 했다.
아래에서 보다시피 구석에 처박힌 조그마한 기사다. 그나마 바로 옆에 있는 '변호사 개업인사' 광고보다는 약간 크다.




이것이 바로 중앙일보고, 동아일보다.
조중동이 이렇다.
이따위를 '언론'이라고 부르고, '신문'이라고 이야기하니 기가 찬다. 이런 조중동이 방송을 가지게 되면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관련 사안도 한겨레와 경향신문만 외로이 다루는 사안으로 축소되지 않을까?

그래놓고 조선일보는 'MBC를 심판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선동하고, '뉴스데스크'의 편파성이 문제라는 기사를 싣고, 중앙일보는 MBC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문제삼는 사설까지 쓰고, 동아일보는 시간이 남아도는지 할일이 없어서인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자와 인터뷰 전문을 분석해 "편향적"이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3월 6일, 공언련의 조사를 인용한 조선일보의 기사(왼쪽)와 중앙일보의 사설(오른쪽)


3월 6일 동아일보 4면

제발 주제를 좀 알자.
소크라테스의 격언이 새삼 위대하다 싶다.
'조중동, 너 자신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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