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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제 뒤 나타난 경찰, '화려한 휴가' 나온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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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gil 2009. 5. 3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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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과 노제가 있던 5월 29일, 경찰은 제주를 비롯한 전국에 갑호비상령을 내리고 서울에만 200개 중대 2만여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이날 아침 8시, 그동안 줄곧 서울광장을 봉쇄하던 경찰버스는 비록 철수했지만, 경찰은 노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쪽과 영결식이 열리는 경복궁을 세종로 사거리를 기점으로 경찰버스와 경찰의 방패로 싹뚝 나눈 뒤, 노란 물결이 그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봉쇄했다.

영결식이 열리던 시각 세종로 사거리, 경찰버스와 경찰들로 이중, 삼중의 통제선이 설치됐다.

무엇 때문에 이들을 세워뒀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노 대통령의 운구가 들어올 통로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지만, 별 의미는 없었고, 앳된 청년들은 두터운 진압복을 입고 무거운 헬맷을 쓰고, 방패를 들고 뙤약볕 아래 그렇게 서 있었다.

걔중에는 가끔 영결식 화면에 눈을 돌리기도 했다.

그들을 그 자리에 세운 건 다름 아닌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은 그렇게 경찰들을 거리에 세워놓고 묵념을 했다.

영결식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의 운구는 수십만의 시민들이 모인 서울광장으로 무사히 들어왔고, 경찰들은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스스로 질서를 지켜 보내기 힘든 그 사람을 끝내 보냈다.

노제가 끝나고 운구가 빠져나간 뒤, 뒤따르는 만장과 시민들.

 

그리고...

그렇게 시민들이 서울광장을 빠져나가자, 이내 기다렸다는듯 경찰이 새카맣게 밀려들기 시작했다.

처음에 인도로 오던 그들은 이내 프레스센터 앞 차도를 막아섰고, 시민들의 해산을 종용했다. 그에 한 나이 지긋한 시민 한 분이 항의를 하자,

경찰은 마치 장난이라도 치듯 무방비 상태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 그 시민의 모습을 계속 채증했다.

위치까지 바꿔가며. 동영상까지 그 시민을 채증했고

'뭐야 이거'라는 듯 한심한 표정으로 노려보기도 하며, 경찰의 채증은 계속됐다.

반대편에서도 그 시민을 경찰은 동영상으로 채증하고 있었는데...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확인하자,

자신의 채증 카메라를 들이대고, 보란듯이 채증하기 시작했다.

놀라 뒤로 물러서자, 그는 따라오면서까지 계속 채증했다.

얼굴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단히 위협적으로...

두려웠다... '노무현'이 떠난 세종로 일대는 어느새 이들의 세상으로 금새 뒤바꼈다.

경찰에 항의하던 그 나이든 시민은 끝내 도로에 드러누웠지만, 경찰들은 본 체도 하지 않았다.

노제가 끝난 뒤 나타난 경찰들은 하나같이 로보캅을 연상시키는 방호도구로 몸을 감싸고, 방패와 곤봉을 들고 대단히 위협적으로 거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무서운 복장에다 그들은 마스크로 얼굴까지 가리고 있었다. 왜??

길다란 장봉을 들고 진압 대형을 갖추는 경찰들.

이날 이들의 모습은 마치 '화려한 휴가'를 나왔던 29년 전 누군가들처럼 무섭고 두려웠다.

 

그리고, 이날 저녁과 30일 동안 이들은 결국 다시 서울광장을 봉쇄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마저 짓밟고, 70명이 넘는 시민들을 잡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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