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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작업복 입고 간 장태평 장관

오늘의 사진

by hangil 2009. 6. 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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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오늘(6월 9일) 중앙일보 2면에 게재된 사진.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농협법 개정안'에 서명을 하고 있고, 이 모습을 주변에서 몇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

이 사진을 보고 실소를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때문.

위 사진의 왼쪽에서 4번째 인물(이명박 대통령 왼쪽에서 웃음을 짓고 있는)이 바로 장태평 장관이다. 장태평 장관은 뭐가 좋아서 저리 웃고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나 또한 웃음을 찾지 못한 것은 장태평 장관이 입고 있는 옷 때문이다.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당시 장태평 장관도 대통령의 해외순방길을 동행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기로 뉴질랜드로 가는 길에 장태평 장관에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각료라고 생각하지 말고 농촌개혁 운동가라고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왜 농림부 장관이 외교부 장관 같이 넥타이 매고 양복입고 다니느냐"고 질타한 바 있다.

그 직후 장태평 장관은 "대통령 말씀을 듣고 하는 게 뒤늦고 쑥스러운 감이 있지만 농민에게 더 가까이 가겠다는 의사 표시로 다음주 월요일부터 작업복을 입고 일하려 한다"며 장관실에서 일할 때뿐만 아니라 국무회의에도 작업복을 입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 일이 있은 뒤 민주당에서는 '그럼 국방부장관은 군복 입고 다녀야 하나?'라며 촌평을 날리기도 했는데, 어쨌거나 저쨌거나 '학주'도 아니고 장관 복장까지 단속하는 MB나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고 냉큼 '작업복 착용'을 선언한 장관이나 모두 국민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제공한 아주 흐뭇한 광경이었다.

그로부터 석달여가 지난 지금... 장태평 장관께서는 여전히 대통령의 말씀을 열심히 지키고 계시나보다. 저렇게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까지 작업복(저걸 작업복이라 부를 수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을 나타나시니 말이다.

장태평 장관 못지 않게 웃음을 주시는 분이 또 있다. 바로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 최 회장도 장태평 장관과 마찬가지로 '작업복'을 입고 나타났는데,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농업현장에서 일한다는 취지에서 점퍼 차림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

그럼 두 사람 외에 양복 상의를 입고 나타난 사람들은 뭐야?
지역농협장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장관과 농협중앙회장이 작업복을 입고 왔는데... 쯧쯧 분위기 파악도 못하시고... 행사 끝나고 MB한테 한마디 안들었나 몰라. 근데... 대통령도 농촌 현안을 다룰 때는 '농촌개혁운동가'처럼 양복은 벗어야 하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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