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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후계자설' 사실 아니다"

뉴스후비기

by hangil 2009. 7. 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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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김정일 위원장이 3남 김정운을 후계자로 공식화했다'고 '정보'를 흘린 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는 김정운으로 확정된 것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앞다퉈 '북한의 3대 세습'을 문제삼고, 김정운이 어떤 인물인가를 파기 위해 쫓아다니느라 분주합니다.

6월 2일 동아일보 1면

그런데, '김정운이 후계자가 되었다'는 설이 "사실이 아니다"고 합니다. 시사IN의 남문희 편집국장이 7월 4일자 발행인 시사IN 94호 '편집국장의 편지' <'김정운 후계자설'의 진실>에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남문희 국장은 '김정운 후계자설'에 대해 "최근의 정보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지난번 '편집국장의 편지'에서 북한 특정 세력의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최근 접한 정보는 바로 그 얘기가 '가능성의 차원'이 아니라 '실제 일어난 일'이었음을 확인해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문희 국장이 접한 정보에 따르면, "얘기의 전말"은 아래와 같습니다.

극히 최근,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실력자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심하게 질책했다고 합니다. 이유인즉슨, 장성택 추종 세력이 아직 정해지지도 않은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고의로 이상한 얘기를 유포해왔기 때문입니다. 바로 올해 초부터 한국 언론에 등장한 김정운 후계자설입니다.

후계자 문제와 관련해 김정일 위원장은 이미 큰 원칙을 밝힌 바 있습니다. '강성대국이 완성되는 2012년에 후게자를 발표한다'는 것입니다. 2012년까지는 2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그 전에 후계자를 지정해야 할 이유가 없을뿐더러, 그동안 북한 내에서 어떤 절차도 진행된 사실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난데없이 남한 언론을 중심으로, '대북 소식통'을 출처로 한 김정운 후계자설이 유포되더니, 국제적으로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 처지로 보면 몇 가지 곤란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첫째는 올해 들어 감행한 로켓 발사와 핵실험 등의 강경 행보가 마치 김정운을 후계자로 옹립하기 위한 북한 내부 사정에서 비롯한 것으로 부각되면서 대미 압박 효과가 감소한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멀쩡히 집무중인 김정일 위원장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기라도 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장성택 추종 세력의 언론플레이 때문에 벌어졌다는 것을 안 김 위원장이 장성택 부장을 문책했고, 김정운 얘기는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남문희 국장은 "북한은 최근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주변의 한 국가에 외교 사절을 보내 이런 전말을 자세히 설명했다"고도 전했습니다.

 

시사IN 남문희 편집국장

자, 위와 같은 남문희 국장의 주장을 나는 대단히 신뢰합니다.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 국회의원들에게 흘리고, 동아일보 따위가 '김정운 후계를 알려주는 노래를 입수했다'는 식으로 김정운 후계자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일본 언론이 앞다퉈 김정운 관련 기사를 내보내는 것과 비교해 남문희 국장의 주장을 훨씬 더 신뢰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남북 관계를 다루는 전문가 집단이 학계, 언론계, 경제계, 정부기관 등에 존재합니다. 그중 언론계의 경우에도 몇몇이 있는데, 예를 들면 한겨레의 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연합뉴스의 정일용 기자, KBS의 손관수 기자, MBC의 김현경 기자 등이 있는데 다들 훌륭한 분들이지만 그중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남문희 기자의 정보력과 그에 바탕한 기사를 가장 신뢰하는 편입니다.

시사저널 시절부터 한 우물을 파왔고, 제도권 언론인 답지 않게 기계적 균형이나 형식적인 객관주의 등에 매몰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경험과 취재를 통한 결과만을 바탕으로 말 그대로 가감없이 남북-북미 관련 현안들을 다뤄왔기 때문입니다.

남문희 기자가 그동안 써온 기사를 본 사람이라면 그가 거짓된 정보로 여론을 홀리는 짓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 것입니다.

그런 남문희 기자가 시사IN의 편집국장이 되어 현장감 있는 남북 관계에 대한 기사는 쓰지 못하고 있는데, '편집국장의 편지'를 통해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김정운 후계자설'에 대해 과감하게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네요.

나는 남문희 국장의 주장에 한표 던집니다.

아니 혹시 내기 걸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앞으로 2년 안에 김정운이 북한의 후계자로 공식화되는 일은 없다'에 한 1만원 걸어볼까 싶기도 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내일 주변 사람 중에 내기 걸만한 사람이 있는지 찾아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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