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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중앙 서슬퍼런 천성관 질타, 손발이 오그라든다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7. 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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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끝내 자진사퇴한 뒤 천성관의 자격을 문제삼고,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도 한 몫 거든다. 그런데 그냥 한 다리 걸치는 수준이 아니라, 아주 매섭다. 서슬 퍼렇기까지 하다.

동아일보 7월 15일 사설


동아일보는 오늘(7월 15일) 사설 <천성관 낙마가 드러낸 '인사 검증 실종'>에서 "인사청문회도 통과 못할 정도로 부실한 후보자를 골라 검찰 조직만 흔들어 놓은 꼴"이라며 "특정 지역 배제, 무늬만의 인적 쇄신 집착이 빚은 형식주의 인사의 참화"라고 질타했다.

천성관에 대해서도 "아파트 매입 과정이나 부부동반 해외 골프, 부인의 리스 차 이용 행태를 볼 때 전형적인 '스폰서 검사'였다"며 천성관에게 제기된 그 동안의 의혹을 매섭게 질타했다.

그런데, 동아일보의 이 같은 지적은 당연한 비판인데, 왜 이렇게 우스울까?

그토록 인사검증이 중요하고, 천성관의 자질이 그토록 문제였다면 동아일보는 왜 그동안은 입을 닫고 있었을까?

미디어후비기에서 지난 7월 10일 <천·백 인사검증 실종된 조중동>이란 글을 포스팅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동아일보 사설에서 "인사 검증 실종"이라는 문구를 보게 되다니, 정말 재밌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에서 천성관·백용호 두 사람의 자질을 검증하고 나섰을 때 동아일보는 뭘 했을까? 제대로 된 사람을 검증해 중요한 자리에 앉히는 책임은 1차적으로 정부에 있겠지만, 그 못지 않게 정부의 인사를 검증할 책임과 역할은 바로 언론에게 있음에도 동아일보는 그런 역할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다.

한가지 더 우스운 것은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을 매섭게 질타하면서도 애써 이번 천성관 낙마에서 드러난 문제를 이명박 대통령과 떼어놓으려는 동아일보의 눈물겨운 노력이다. 동아일보는 오늘 3면 <누가 추천했는지 '베일'… 비선라인 낙점 의혹도>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총장 인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었다""그런 차에 누군가 천성관 아이디어를 냈고 이 대통령도 무릎을 친 것으로 보인다", "누가 이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는 확실치 않다"는 등 "베일"에 가려진 누군가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처럼 보도했다.

동아일보 7월 15일 3면


그러면서 1면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반하는 행동 곤란"이라는 제목을 큼지막하게 박아 마치 이명박 대통령이 큰 결단을 내린 것처럼 만들었다. 정말 눈꼴 시어 못 봐줄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미디어토씨는 "인사파동의 진원지이자 책임자는 다름아닌 이명박 대통령이다. 천성관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뒷통수를 치기 이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제 발등을 찍은 것"('천성관파동' 진원지? 관련보도 종합하니…)이라고 단호하게 규정했다. 이 정도 지적은 못할 지라도 '이명박 구하기'라니, 손발이 오그라든다.

중앙일보도 마찬가지다.

중앙일보 7월 15일 사설

중앙은 사설 <구멍 난 청와대 인사시스템 정비 시급하다>에서 "천 후보자 내정 이후 제기된 각종 의혹들로 그가 과연 대한민국의 사정 총수로서 자격이 있는지 매우 의심스러웠"다며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렇게 낯짝이 두꺼우니 신문시장 1, 2위를 다툴 수 있는 걸까?

그러면서 "이런 해프닝을 사전에 막지 못했던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 검증 시스템은 호된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며 청와대를 질타했다. 뒤늦게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가증스럽고, 천성관 낙마 사태를 "해프닝" 정도로 언급하는 상황 인식 자체도 참으로 놀랍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직원들에게 눈이 있다면, 아래 기사를 보고 스스로 손발이 오그라들어야 정상 아닐까? 오늘 동아와 중앙 기자들의 손발이 어떤 모양인지 보고 싶다.
(관련글 : 동아·중앙, '천성관 의혹'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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