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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나는 정지민을 존중한다 1 : 에필로그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9. 10. 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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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글을 쓰게 만든다. 상대할 가치가 전혀 없어, 지네들끼리 잘 놀아 보라고 더 이상 개입하지 않으려 했는데, '찐따'같이 생긴데다, '오덕후'처럼 생긴 '천치', '멍청이'가 기어이 글을 쓰게 만든다. 그게 누구냐고? 그 이름도 거룩하신 정지민이다. 최근 '주-나는 사실을 존중한다'라는 자신과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제목의 책을 내셨고 PD수첩 공판에 증인으로까지 출석하셨던 그 대단한 정지민이다.

내가 왜 정지민을 '찐따' 등등으로 표현했는지는 차후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


이왕 쓰기로 한 거 대충 쓰진 않겠다.
그동안 살펴본 자료 등을 바탕으로 정지민과 PD수첩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볼 요량이다.
정지민 자신이 워낙 사람들 뒷조사를 좋아하는 듯 하니, 정지민 개인에 대해서도 내가 아는 한 한 번 따져 볼 요량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5~10회 정도의 시리즈로 계획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계획은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

사실, 이왕 쓰기로 마음먹었음에도 지금도 '내가 왜 이걸 쓰고 자빠져있나?'라는 회의감이 목구멍 바로 아래까지 치밀어오르고 있는 중이라, 중간에 접을지도 모른다. 생업에다, 블로그에 써야 할 의미 있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일단 시작은 해보련다. 비록 가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글이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정지민에 대해 알아보고, 정지민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대단히 재밌는 일이다.

정지민은 지가 쓴 책 머리말에서 책을 쓴 이유를 "다른 목적의식 때문에 내 주장들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이들을 굳이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직 모르지만 내용을 알게 되면 공감할 이들에게 알리고 싶을 뿐"이라며 "왜냐하면 PD수첩의 왜곡보도와 제작진의 사후대처를 해부하는 것은 생각 외로 굉장히 재미있고, 특히 그들을 통해 본 인간군상은 정말 최고의 블랙코미디이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나 또한 정지민의 주장과 사후대처를 해부하는 것은 생각 외로 재밌었고, 정지민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 중 몇몇 수구꼴통 떨거지을 보며 최고의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정지민은 그걸 책까지 내며 '역사학도'니, '한국의 언론사'니, '사실관계의 존중'이니 거창한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는 것에 비해 나의 정지민을 이야기하는 이 작업은 고백컨대 아무런 가치가 없다. 하지만 정지민을 이야기하자면 'PD수첩'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고, PD수첩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전히 의미있는 일이기에 조그마한 위안을 얻고자 한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의 많은 성원이 있다면 더욱 힘을 낼 수도 있겠다. ^^

'뻥-나는 정지민을 존중한다'라는 이 시리즈는 대략 다음과 같이 구성해보려고 한다.

1. 에필로그
2. 정지민이 남긴 댓글
3. PD수첩의 의미
4. 정지민은 누구인가
5. 정지민과 언론
6. 정지민의 품격 혹은 인간성
7. 정지민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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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는 뒤바뀔 수도 있고, 거듭 강조컨대 가치없는 일이라 뺄 수도 있고, 중단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 또한 역사학과를 나와 걸핏하면 '역사학도'를 이야기하는 '역사학도 정지민'에 대해서도 쓸 이야기가 있지만, 아무래도 학사 출신인 나 따위가 석사 논문까지 쓰고 유학을 준비하며 박사 학위와 전업 연구자의 길을 준비한다는 정지민과 비교해 내공이 딸릴 것 같아 생각을 접었다. 다만 역사 또는 역사학을 바라보는 정지민의 관점과 자세에 대해서는 중간중간 내 의견을 이야기할 수도 있을게다.

나는 이 시리즈의 이름을 '뻥-나는 정지민을 존중한다'고 지었다. 정지민이 낸 책 제목을 나름 패러디했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는 보는 분들이 판단하길 바란다. 물론 나는 정지민을 존중한다. 특히 어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자신이 생각하기에 잘못된 것이라 여겨지는 일에 대해 고집스레 물고 늘어져 기어이 책까지 써내는 그 추진력과 노력에 대해서는 준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저 '유능한 역사학도'의 재능이 왜 이렇게 낭비되어야 하는지(물론 정지민 자신은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긴 하지만)에 대해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할 뿐이다.

자, 그럼 시리즈를 시작해보자. 먼저 2009년 8월 27일 이곳 '미디어후비기' 블로그 '정지민이 날 "특별히 처리해주겠"다고 합니다'라는 글 아래 '정지민'이란 이름으로 댓글이 달렸다.... (2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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