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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쥐새끼 요괴'와 '임금님 귀 당나귀 귀'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10. 1. 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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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를 봤다.

나름 최동훈 감독의 팬이라 진작에 보고 싶었는데, 연휴에 보게 됐다.
전반적으로 영화적 재미가 있었지만 딱히 그 재미를 분석할만큼 특별한 영화는 아니었다. '범죄의 재구성'처럼 반전다운 반전은 물론 오밀조밀한 짜임새가 있는 것도 아니고, '타짜'와 같은 긴장감을 주는 것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전우치'는 설명이 부족했다. 캐릭터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은 아예 포기한 것 같다. 주인공만 해도 고전의 이미지만 가져왔을뿐 아무런 배경설명이 없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재미는 있었다. 전우치를 연기하는 강동원의 표정이 재밌었고, 간판 속 어떤 옷을 입어도 태가 나는 그의 모습이 볼만했다. 바보스런 염정아의 모습은 재미를 더 했고, 후반부에 스탈 확 바꾼 임수정은 섹시했고, 예뻤다.


무엇보다 비록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영화 자체는 쉽다. 요괴 부활을 막는 미션은 이해가 쉬웠고, 그 과정에서의 액션이 적당한 CG와 적당한 코미디와 적당한 빠르기와 적당하게 어우러져 재밌게 볼 만 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보는 순간 눈이 즐겁지, 보고 난 뒤에까지 오래 남는 즐거움과 재미는 아니다. 그저 '재밌는 영화'라는 느낌만 남을 뿐이다.

그런데 '전우치'는 그 느낌 외에도 하나 더 남는 게 있다.

바로 호리병에 가둬야 할 요괴로 '쥐새끼'(그냥 '쥐'가 아니라 '쥐새끼'다)를 등장시킨 것이다. 물론 '쥐새끼'만 등장한 건 아니다. 토끼도 등장했고, 양도 잠깐 등장하긴 했다. 12지신을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어쨌든 가장 많이 중요하게 등장한 건 '쥐새끼 요괴'였다.


왜 하필 '쥐새끼'였을까?
왜 하필 초랭이(유해진)가 요괴를 상대하며 "아이, 저 쥐새끼, 저거..."라고 말하게 했을까?
왜 하필 청계천이 등장했고, 500년 뒤 액자에서 나온 전우치가 "이익만 좇는 상인들이 어찌 백성을 먹여살린단 말이냐"는 등의 개념 대사를 외게 했을까?

그 이유를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 그저 느낄 뿐이다. 잠시라도 통쾌함을 느낄 뿐이다. 어떤 걸 느끼고 어떤 데서 통쾌했는지도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입은 간질간질하지만 왠지 입밖에 그대로 낼 수 없는 세상인 것 같기도 하다.

뭐 굳이 말로 설명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전우치'를 본 사람이라면 십중팔구는 이미 공감하는 듯 한데...그러고보니 어째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와 비슷한 것 같기도....

굳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아는 사람들

http://blog.naver.com/gangjini/140097718979
http://blog.daum.net/greenjin70/90
http://blog.naver.com/orperin/50078992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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