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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훈계하는 조선일보, 정말 화나는 건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1. 6. 1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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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김민철 사회정책부 차장의 기명칼럼 <아슬아슬한 소셜테이너들>은 나름 '소셜테이너'와 '폴리테이너'를 구분하며, 과거에 이른바 진보좌파개혁적인 영역에서 활동해 온 연예인들에 대해 가차없이 낙인찍고 마녀사냥하던 것과는 약간 달라진 모습을 보이긴 했다.

김민철은 "연예인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개입하는 것을 이상하게 볼 일은 아니다"며 "대중들에게 영향력이 큰 이들의 발언과 활동은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켜 문제를 보다 빨리 풀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칼럼을 자세히 뜯어보면 이는 마치 자신이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사고를 하는양 가장하기 위한 것일뿐 결국은 지금 여론의 중심에 서 있는 소셜테이너들, 즉 김여진과 김제동, 박혜경 등의 활동을 흠집내고 어떻게든 그들의 발목을 붙잡고 활동을 위축시키려고 하는 게 이 칼럼의 목적임을 알 수 있다.


김민철은 소셜테이너들에게 "견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정파적인 문제보다는 보편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이슈부터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떨까"라고 물으며, "소셜테이너들이 이슈 선택과 언행에서 절제력을 보일수록 대중의 사랑을 잃지 않고 '진짜 개념 있다'는 말도 들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반값등록금, 정리해고,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에 대한 후원활동을 두고 "견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정파적인 문제"라고 하니, 김민철과 조선일보가 정의하는 "보편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이슈"란 도대체 무엇일까? 불우이웃돕기, 무료급식봉사, 연탄배달, 국군장병위문 이런걸까?

아, 김여진은 오랫동안 북한어린이를 포함한 전세계 기아 아동들을 위한 식량지원 활동 등을 펼쳐왔다. 그런 활동을 할 때는 '진짜 개념 있는 소셜테이너'이고 반값등록금을 주장하고 정리해고에 반대하면 '개념 없는 소셜테이너'가 되는 것일까? 아니 조선일보로서는 '북한어린이 돕기'도 "견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정파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출처-JTS(www.jts.or.kr)


연예인의 사회참여활동을 자신들의 잣대로 구분지어 '개념 유무'를 가르는 조선일보식 사고방식 자체가 가당찮긴 하지만 이번 김민철의 칼럼에서 가장 화가 나는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최근 일부 소셜테이너들의 언행은 어쩐지 좀 아슬아슬하다. 민감하고 복잡한 이슈에 대한 자기주장을 즉각 즉각 트위터에 올리고, 곧바로 현장에 뛰어드는 것은 좀 성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사회적 이슈에 개입하려면 일반인보다 더 신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민감하고 복잡한 이슈"라니, 더구나 "성급하다"니, 김민철이 기자라면, 그리고 조선일보가 언론이라면 이렇게 얘기해서는 안된다.

터무니없이 비싼 '미친등록금'에 대학생들이 고통받아 온지는 이미 오래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85호 타워크레인에 홀로 올라간지는 160일이다. 당연히 언론이 앞장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사회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너무나 오랫동안 그 책임을 방기했기에 아니 무시했기에 급기야 대학생들이 나서고, 시민들이 나서고, 연예인들이 나서게 된 것 아닌가?

쌍용차 해직 노동자 가족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박혜경과 레몬트리 공작단'


한진중공업 85호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김진숙 지도위원


홍대 청소노동자들이 그 터무니없는 돈을 받고 일하고, 그 마저도 파리목숨일 때 언론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아 김여진이 '날라리 외부세력'을 구성해 지원하고 연대했다. 그래서 결국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나. 언론이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아 연예인들이 본업과 상관없는 일에 나섰는데 그걸 두고 "성급했다"니, 그리고 "신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니, 왠만하면 조선일보 보면서 분노하지 않으려는데, 정말 오랜만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알바에 시달리고, 휴학을 해야 하고, 입대를 해야 하는 학생들의 처지에 정말 가슴에 우러나는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쌍용차에서 강제로 해직된 뒤 가정이 파탄나고, 공포와 후유증에 시달리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 뒤에 남겨진 아이들은 절망에 휩싸일 때 그 고통, 그 외로움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한 적 없는,

절친한 이가 뛰어내린 높고 높은 크레인 위에 홀로 올라가 160일 동안 농성을 벌이고 있는 여성 노동자가 밤마다 무슨 생각을 할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조선일보는 차라리 제발, 그 입을 다물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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