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를 섞은 물대포(water cannons)를 발사했다"며 "주최측은 시위대에 어린이와 노인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같은 내용은 한국 언론 가운데 한겨레와 경향신문 그리고 오마이뉴스, 민중의소리, 프레시안 등 일부 인터넷매체 외에는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다.
Police fired water cannons with diluted tear gas solution on the crowds after warning the crowds to disperse on the streets. Organizers said the demonstrators included children and elderly people.
CNN은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간 송경동 시인의 코멘트("그들(경찰)은 충돌을 야기해 평화로운 운동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도 인용했는데 이 역시 대다수 한국 언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다.
CNN의 보도 가운데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바로 "시위는 현지 언론에 의해 크게 주목받지 못한 채 사라졌고, 시위대들은 트위터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집회를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대목이다.
기사 원문 :
The protest has gone largely unnoticed by the local media, and protestors have been using Twitter and social media to rally support.
김진숙 지도위원의 180일 넘게 크레인 위에서 농성하고 있어도, 만명에 이르는 사람이 전국 각지에서 버스를 타고 그를 지원하기 위해 모여도 대다수 한국의 언론들은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CNN과 같은 외신까지 지적한 것이다.
외신에서 한국의 시위가 언론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화되고 있는 것을 지적한 이 현실,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할까?
한국 언론이 외면하는 가운데, CNN에 앞서 알자지라가 한진중공업 사태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보도했고, 또 다른 많은 외신들이 취재하고 있는 이 현실,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할까?
CNN의 보도를 보며 오버랩된 장면이 있다. 바로 이란의 민주화 시위, 그리고 올해 초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에서의 민주화 시위를 한국 언론이 다루며 "트위터 혁명"이니 "SNS 혁명"이니 떠들어댔던 모습이다.
이란이나 중동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가 왜 '트위터 혁명'이나 'SNS 혁명'이 됐을까? 그것은 독재정권에 장악된 제도언론에서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영매체와 관제언론에서는 외면하고, 왜곡하고, 독재정권은 통제하고 억누르기에 급급했기에 민주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찾아낸 것이 바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였다.
가령 올해초 연합뉴스(MB정권하에서의 관변매체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가 중동의 민주화 시위를 전하면서 "언론 통제, 공권력 등에 억눌려 있던 이런 불만과 갈망이 SNS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사회적으로 조직화하면서 거대한 힘을 발휘한 것"이라고 분석한 것을 지금의 한국 상황에 대비해본다면 싱크로율 100%로 들어맞는다.
민주화가 된지 20년이 넘었다는 한국에서 민주주의 후진국이라 여겼던 이란과 중동에서 벌어진 일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는 이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