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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건 뒷이야기 주로 썼던 주진우"라고?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1. 11. 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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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선일보가 나꼼수에 대한 기사를 썼다.
제목은 <정치풍자 넘어 직접 정치에 뛰어든 나꼼수>.

제목부터가 웃긴다.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보통 언론에서 누군가를 두고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표현할 때는 말 그대로 정치인이 되었다는 말과 거의 같다.

조선일보 기사 제목대로라면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봉주야 원래 정치인이니 새삼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이야기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김어준과 주진우, 김용민이 정치에 뛰었다는 말일까?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김이 팍 샌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지난 23일 시청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반대 집회에 나꼼수 팀이 등장했더니 집회참여자가 전날보다 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나꼼수의 대중 동원력이 확인됐다며 이날 집회의 주인공은 나꼼수라는 거다.

그걸 두고 어떻게 이런 식의 제목을 달 수 있는지 나로서는 이해불가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나꼼수를 두고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표현 자체가 전혀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나꼼수팀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쫄지마"라는 거고, "투표하라"는 거다. 즉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것을 '선동'하는 것이 나꼼수다.

김어준의 책 제목이 왜 <닥치고 정치>이겠는가?


그런데도 그런 사람들을 두고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한 것은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연결시켜 나꼼수를 흠집내려는 의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나꼼수팀의 대중동원력과 자금력 등을 따지는 이 기사는 나꼼수를 직접 공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결국 이 기사의 핵심은 '나꼼수는 음모론의 진원지'라고 인식시키는 데 있다.

조선일보는 김어준을 두고 "그를 떠받치는 사람들은 김씨를 총수라고 부른다""여기에 시사인 주진우 기자와 정봉주 전의원이 음모론을 창조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홍준표조차 김어준을 총수라고 부르는데 그렇다면 홍준표도 김어준을 떠받드는 사람이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그건 그냥 넘기자.

내가 이 기사를 보고 가장 황당한 대목은 바로 주진우에 대한 부분이다.

조선일보는 주진우를 '음모론 창조자'로 못박고 이렇게 주진우에 대해 설명한다.

"주간지에서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썼던 주기자는 그때의 장기를 살려 '에리카김과 가카는 부적절한 관계'라는 설을 만들어냈다."

에리카김과 가카의 관계가 단지 '설'인지 아닌지 아닌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려니와, 주진우를 두고 "주간지에서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썼던" 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다.

미리 밝히자면 난 주진우의 팬이다. 주진우의 누나뻘 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혼자서 '주진우 기자'를 좋아하는거다. 시사저널 때 부터.

그 이유는 당시 시사저널 기자들과 지금의 시사인 기자들처럼 주진우 역시 성역없이 참언론의 길을 걷던 언론인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기자다.


시사인 사이트(http://www.sisainlive.com)에서 '주진우'를 검색해보라. 그리고 눈이 있다면 보라. 주진우가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쓰는' 기자인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인지


조선일보는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썼다"며 마치 주진우를 지하철 가판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황색저널의 온갖 잡다구리한 '사건의 내막' 따위를 캐는 기자인 것처럼 표현했지만, 주진우는 조선일보 찌라시 기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용기와 언론인으로서의 직업의식을 가진 '탐사고발전문기자'다.

그런 사람을 두고 '음모론 창조자'니 '사건 뒷이야기 전문기자'니 비하하고 매도한 것이다. 오늘 조선일보 기사가 역겹기까지한 결정적 이유다.

어제 '나꼼수'팀은 전국언론노조가 매년 시상하는 민주언론상을 받았다.

사진출처-전국언론노조


조선일보 기자 따위는 꿈도 못꿀 상이다. 그런 상을 받은 사람을 두고 어떻게든 흠집내려는 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자들은 아마 평생가도 취재조차 못할 사안을 파헤치는 기자를 "주간지에서 사건 뒷이야기를 주로 썼던" 사람으로 만든 조선일보, 정말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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