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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에 남을 19금 찌라시 조선일보(19세 이하 클릭금지)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12. 4. 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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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4월 7일 발행된 조선일보를 인용하기는 싫었다. 이건 신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1면 톱기사 제목부터 읽기 민망했다. 조선일보는 김용민의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싣고 "한국정치가 창피하다"고 했지만 나는 조선일보가 창피하다. 

며칠 동안 계속해서 김용민을 우려먹고 있는 조선일보의 4월 7일자 1면도 창피했지만, 지면을 넘겨 3면을 보고서는 정말 이런 신문이 발행부수 1위라는 사실에 창피해 고개를 들기 힘들 지경이었다.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아무리 조선일보가 김용민 죽이기에 사활을 걸었다고는 하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는 보고도 믿기 힘들었다. 

김용민의 저질막말을 비판하면서의 그의 문제 발언을 기사 제목으로 뽑은 조선일보의 행태는 극강 황색찌라시로서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런 조선일보를 인용하는 것조차도 황색찌라시 조선일보를 닮는 것 같아 거론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박근혜 때문이다. 

박근혜는 8일 선거유세에서 김용민의 발언을 두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랄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그러는 거냐"며 비난했다. 

김용민의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을 문제삼을 수는 있다. 나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김용민의 발언을 두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거론한 것은 당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잘 알다시피 김용민의 이른바 저질막말들은 인터넷방송에서, 그것도 '19금 성인방송'에서 나온 발언이다. 아이들은 듣지 말거나, 듣지 못하게 한 방송에서 나온 발언을 두고 아이들을 염려하는 것은, 성인영화를 두고 그 안에 벌어지는 무수한 행위와 발언을 예로 들어 아이들을 염려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이탈리아에서는 포르노 배우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고 심지어 당선되는 일도 있는데, 박근혜의 발언은 포르노 배우가 출마한 것 자체를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랄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그러는 거냐"는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김용민의 과거 성인인터넷방송에서의 무수한 저질막말들을 일분일초를 다투며 소개해대는 쪽이 누굴까? 바로 새누리당과 조중동이다. 이런 새누리당의 논평과 조중동의 기사를 두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자랄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그러는 거냐"고 지적할 수는 있다. 

대표적으로 4월 7일 조선일보 기사를 두고서 말이다. 

보라.
제목부터 얼마나 자극적인가! 

'XX' 표시를 해서 괜찮다고?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조선일보가 X와 XX로 표기한 부분이 뭔지는 바보가 아닌 이상 금방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저 정도 수위의 표현을 XX로 바꾸는 건 오히려 바꾸지 않는 것보다 더 자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무엇보다 성인방송에서의 김용민의 발언은 맥락 가운데 나온 것이지만, 조선일보가 기사 제목으로 크게 박아놓은 문장은 강조하기 위해 '발췌'한 것이 아닌가. 

방송으로 김용민의 발언을 듣는 것과 조선일보 기사 제목을 보는 것 둘 중 과연 어느 것이 더 자극적인가? 대체 어느 쪽이 더 '저질'인가?

본문은 또 어떤가.

김 후보는 2005년 1월 23일자 인터넷 방송 라디오 21의 '김구라, 한이의 플러스 18' 방송에서 "여자가 만약에 XX를 갖고 자해를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바늘로 꿰매는…"이라고 했다. 2005년 2월 5일자 방송에선 "부인하고만 떡(성행위의 비속어)치라는 법 없거든요. 부인 아닌 사람 그 어떤 여자하고도 떡을 치더라도 항상 호적에 기재가 될 수 있도록"이라고 했고, 2004년 11월 방송에선 미국을 겨냥해 "미사일을 날려서 자유의 여신상 XX에 꽂히도록 하자"고도 했다.

이게 대체 누구나 읽는, 한국에서 가장 발행부수가 많다는 신문의 지면에서 소개할 내용인가? 'XX' 표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내용인가?

조선일보는 앞서 4월 4일에도 <"떡영화… 유영철 풀어 라이스(전 美 국무장관) ××" 김용민 性的 막말>이란 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그대로 실었다. 

또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대책으로 "SBS, MBC, KBS가 밤 12시에 무조건 떡(성행위의 속어)영화를 두세 시간씩 상영… 주말에는 특집으로 포르노를 보여주고 떡을 치게" "최음제를 피임약이라며 팔자" "전국 쓰레기 매립지에서 ×××(자위행위)에 쓴 휴지는 반입을 금지시켜"라고 했다. 진행자들과 "××(여자 성기)맛 오징어" 등의 대화도 나눈다.

김용민은 19금 성인방송에서 문제의 저질발언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주말 아침 대문 앞에 배달되는 신문에 저런 기사를 냈다. 

내 아이가 배달되어 온 조선일보를 펼쳐 <또 드러난 김용민 막말 "부인하고만 ×치라는 법 없거든요… 미사일 날려 자유의 여신상 ××에 꽂히도록">이라는 기사를 읽었다고 생각해보라. 아무렇지 않으신가?

대체 누가 더 자극적이고, 저질인가?

오로지 새누리당에 이롭게 하기 위해 이런 낯 뜨거운 짓을 버젓이 저지른 황색찌라시 조선일보의 행태는 언론사에 길이 남겨야 할 본보기로 다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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