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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커플테마클럽' 홍보하나

조중동 잡다구리 후비기

by hangil 2009. 7. 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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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등의 보도로 이른바 '커플테마클럽'을 내세운 강남의 모 클럽에 대한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 클럽은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연인끼리 자유롭게 성행위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게 가능할까?

신종 업체라 적용할 수 있는 법 해석이 분분한 모양이다.
어떤 법 전문가는 당사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의 성행위라면 '공연음란죄' 등의 적용이 어려울 수가 있다고 하고, '과다노출' 정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하고. 또 어떤 법 전문가는 밀폐된 공간이라도 10여 명이 볼 수 있으면 공연으로 봐야 하며, 다른 손님들이 성행위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공연음란죄는 보는 사람의 동의 여부에 관계없이 성립한다며 공연음란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해석하기도 하나보다.

어쨌든 "국내최초 커플클럽! 치명적인 유혹이 있는 그곳!!" 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사람들을 끌어들여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이 클럽은 문을 열자마자 성업을 이루고 있고, 봇물처럼 터진 언론보도를 통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이 클럽을 다룬 오늘자 신문 가운데 한 기사를 보면, 문제를 지적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커플테마클럽'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덩달아 관심을 끌어보려는 것인지, 그 의도가 심히 의심스러운 기사가 있다. 바로 동아일보의 기사다.

7월 1일 동아일보 14면 상단에 실린 기사

동아일보는 오늘자(7월 1일) 14면에 <서울 강남에 '섹스 해방구' 버젓이…>라는 제목으로 이 '커플테마클럽'을 다뤘다.
"섹스 해방구"라... 제목 한 번 엄청나게 뽑았다. 호기심과 관심이 마구 솟아나질 않는가?
동아일보가 서울 도심에서의 촛불집회 등을 두고만 '해방구'라고 딱지를 붙여, 경찰의 강경 대응을 부추기는 줄 알았더니, '섹스'에도 '해방구'를 붙일 줄은 몰랐다. 정말 대단한 신문이다.

부제도 붙었는데, "'금기 깬다' 탁트인 공간서 커플들 성행위", "경찰 '형사처벌 어려워…풍기문란여부 조사'" 등이다. 그런데 이 제목만 보면 이게 '커플테마클럽'을 이야기하는 건지 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나 같은 경우 처음 이 기사의 제목만 접하고, '뭐야, 강남에서는 공원 같은 데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데도 섹스를 한다는거야?'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기사 내용은 '커플테마클럽'에 관한 건데, 역시나 독자들의 호기심과 관음 욕구를 한껏 자극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이 클럽 안에서는 성인들끼리 자유롭게 성관계를 즐기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장면을 부담 없이 구경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클럽 홈페이지에 '무덤까지 기억에 남을 경험이었다', '중독성이 강할 것 같아 걱정이다'는 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가게 입구에서 벨을 누르고 홈페이지에 가입된 닉네임을 대면 들어갈 수 있다...실내는 옆 사람 사람의 얼굴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고 테이블 9개와 나지막한 소파가 놓여 있다. 칸막이나 커튼은 없다."


이 기사를 쓴 동아일보 기자 신민기는 직접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해 이 클럽을 찾아가본 모양이다.
그래, 기자라면 이 정도 취재력을 보여줘야지! 그래도 "섹스 해방구"니 "탁트인 공간서 커플들 성행위" 등은 너무하지 않니?


"섹스 해방구"라는 제목 아래에, 클럽 출입 방법과 구조 등을 아주 리얼하게 소개하고 있는 동아일보. 내 눈엔 어떤 투철한 기자 정신에서 비롯된 '고발 기사'라기보다는 해당 클럽에 대한 홍보 기사처럼 보인다.

"김 씨(사장)는 '가게를 열기 전 미리 법률 자문을 받아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서로 합의한 회원들끼리 성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형법상 공연음란죄 처벌은 어렵고 식품위생법상 업주가 풍기문란을 방지할 의무를 충실히 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는 내용까지 보니, 이 업소가 과연 문제가 있는건지도 헷갈린다. 이 정도되면 '한 번 가보세요'라는 거 아닐까?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커플테마클럽' 홈페이지. 지금은 어차피 회원가입도 안되고, 회원가입할 생각이 없다면 이 정도 외에는 볼 게 없으니, 일부러 홈페이지 주소가 뭔지 찾아다닐 수고는 안 하셔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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