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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백 인사검증 실종된 조중동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7. 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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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중이고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가 곧 열린다.

애초 청와대가 이들을 내정했을 때부터 자질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서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위가 의심되는 대한 여러가지 의혹들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천성관 내정자의 경우는 28억7500만원 짜리 서울 강남 신사동의 아파트 매입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가하면, 30년지기로부터 승계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자동차(제네시스)와 관련된 의혹아들의 병역특례 의혹도 제기되었다.

백용호 내정자의 경우는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값을 실거래가보다 낮춘 이른바 '다운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밝혀져 수천만원을 탈세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10여년 동안의 부동산 거래로 2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내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되었다.

검찰 조직의 수장과 세무행정의 수장은 한국 사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로 이들에게 제기된 의혹은 하나하나 세밀하게 따져서 사실관계를 밝혀내고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추궁해 중요한 자리에 앉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런 일에 앞장 서야 하는 곳은 물론 언론이다.

하지만,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이런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반면 조중동은 사실상 이런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 조중동 지면에서 천성관·백용호 두 사람에 대한 인사검증은 실종된 것이다.

7월 9일 한겨레

한겨레는 7월 1일 천 내정자가 28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는 과정에 아는 기업인에게서 15억5천만원을 빌렸다는 것을 보도했다. 애초 알려지기로는 8억여원을 빌렸다고 했는데 2배가량 많아진 것이다.

그리고 7월 3일엔 경향신문이 천 내정자에게 돈을 빌려준 지인의 재정상태가 어려워 돈의 출처가 의심된다는 것과 실제로 15억여원을 빌려놓고 '8억원을 빌렸다'고 되어 있는 차용증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한겨레는 또 7월 8일에는 천 내정자가 "건설업체가 리스해 쓰던 고급 승용차를 넘겨받아 사용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청문회 자료에 의하면 천 내정자의 부인이 천성관이 검찰총장에 내정된 다음날인 6월 22일 제네시스 승용차를 보증금 1700여만원에 다달이 170여만원의 리스비를 내는 조건으로 모 캐피탈회사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오는데, 한겨레의 취재에 의하면 이 승용차가 작년부터 이미 천 내정자 집에 등록돼 있었다. 따라서 '30년 친분의 건설업체 대표가 리스비를 대신내고 천 내정자 측에서 1년 전부터 무상으로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7월 8일 한겨레

한겨레는 9일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한 검찰의 해명(30년 지기인 석 아무개씨의 아들이 자주 천성관 내정자의 집에서 숙식을 했기 때문에 아예 차를 등록시킨 것)과 함께 그럼에도 여전한 의혹들(아무리 친해도 차를 등록시켜놓고 숙식까지 해결하느냐, 천 내정자가 3년 동안 자가용이 없었다, CCTV를 확인하면 되는 것 아니냐 등등)을 다시금 제기했다.

한겨레는 8일과 9일에는 백용호 국세청장의 '다운계약서' 관련 세금탈루 의혹을 상세하게 보도했고, 이에 앞서 7월 4일에는 백 내정자가 서울시시정개발연구원 원장으로 일할 때 민간보험사 사외이사와 초빙교수 등을 겸직해 7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린 사실도 보도했다.

7월 9일 경향신문

경향신문 또한 7월 3일 천성관 내정자의 아파트 자금출처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한겨레가 보도한 제네시스 리스 의혹을 이어받아 그 내용을 전하고, 천 내정자의 아들이 게임업체에 인턴으로 입사한 뒤 3개월도 되지 않아 병역특례자로 근무한 데 대해 "3개월도 안된 인턴직원을 전공 관련 대학원생을 주로 뽑는 산업기능요원에 선발한다는 것은 이상하다. 게임회사 특성상 게임프로그래머를 주로 뽑는데 웹프로그래머가 병역특례를 받았다는 것도 이해가 안간다"는 이 회사 직원의 코멘트를 전하기도 했다.

천·백 두 내정자에 대한 이같은 의혹과 관련해, 한겨레는 7월 9일 사설 <검찰총장·국세청장 후보자의 부적절한 거래>에서 "이쯤 되면 두 사람을 그대로 임명할 수 없다""국가 핵심 기능인 소추와 징세 담당기관에 어울리지 않는 행태를 보인 사람을 그 기관의 장에 임명한다면 정상적 운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고.

경향신문도 7월 10일 사설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는 부적격자다>에서 "백 후보자는 국세청자으로서 결격 사유가 드러났다""백 후보자 스스로 잇단 불명예 퇴진으로 추락한 국세청장의 위신을 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이같은 인사검증 보도를 조중동에서는 찾을 길이 없다.

7월 9일 중앙일보. 국세청을 "서비스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백용호의 포부를 제목으로 뽑았다. 아래 '모범택시 타고 왔다'는 중간제목이 눈길을 끈다.

백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다루면서 사실로 드러난 '다운계약서' 건만 언급했을 뿐, 조중동이 자체적으로 이들을 검증한 기사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으며, 한겨레 등이 보도한 천성관 내정자의 자동차 리스 건 등도 보도하지 않았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백 내정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다운계약서'보다 "국세청 고위·간부직 변화 필요"(조선), "(국세청을) 서비스 기관으로 만들겠다"(중앙) 등 백 내정자가 밝힌 '포부'에 방점을 두기까지 했다.

7월 9일 조선일보. 백용호의 웃는 얼굴을 사진으로 싣고, 역시 포부를 제목으로 뽑았다.

권력 감시와 견제는 언론 고유의 역할임에도 사실상 조중동은 언론이길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조선일보 등은 MB정부가 고소영, 강부자 인사로 큰 비판을 받자, 인사쇄신을 국정쇄신의 중요한 과제로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요직에 내정된 인물들에 대한 인사검증을 방기하고 있으니, 그들이 말하는 인사쇄신을 그저 입에 발린 말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신문들이 현금으로 독자들을 매수해가며 시장의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문시장을 뜯어 고쳐야 되는 것일까, 아니면 이들에게 방송까지 차지하도록 허용해야 하는 것일까?

 

인사청문회에서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의 부적격성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저렇게까지 하면서도 국세청장 자리에 앉고 싶은 게 사람의 욕심이겠지요.. --;; 정말 안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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