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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국민음악회' 동시생중계, MB업적 홍보 때문이냐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10. 3. 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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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7일 일요일 저녁 6시, KBS·MBC·SBS 지상파3사가 동시에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선 국민음악회'(이하 '국민음악회')를 중계한다. 생중계다.

이때문에 KBS에서는 '도전 골든벨' 등이 결방되고, MBC는 '일밤'을 오후 4시 10분으로 옮겼으며, SBS도 '일요일이 좋다'를 4시 30분으로 당겼다고 한다. 동시에 '국민음악회'를 생중계할 시간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드디어, MB 정권의 방송장악이 완결되었나보다. 내 눈에 '국민음악회' 방송3사 동시생중계는 방송장악 완결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MB정권의 축포로 보인다. SBS야 그렇다치고, KBS에 낙하산 사장이 안착하고, MBC에도 '대통령의 친구'라는 낙하산 사장이 내려 온 직후, 이제 방송3사는 "동계올림픽 성과도 MB 업적"이라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말씀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업적'을 널리널리 전파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KBS 3월 7일 편성

MBC 3월 7일 편성

SBS 3월 7일 편성


어떻게 이런 행사를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생중계할 생각을 했을까? 그것도 SBS의 올림픽 단독중계를 놓고 이전투구를 치열하게 벌인 직후에. 정말 국민들의 시선은 전혀 안하무인인가.

SBS는 지난 2월 11일 자사의 올림픽 단독중계를 홍보하기 위해 '8시뉴스'에서 "SBS의 단독중계는 시청자의 볼권리를 확대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지상파 3사가 똑같은 경기를 동시에 내보내던 중복편성의 폐해를 없애 채널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3월 1일에는 "단독 중계이긴 하지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없었다"며 "이번 밴쿠버 올림픽 중계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공존하는 새로운 스포츠 중계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많다"고 자화자찬했다.

올림픽 같은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서조차 '단독중계'가 더 좋다며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이 확대됐다'고 했던 SBS가 어떻게 '국민음악회' 같은 프로그램은 타사와 동시생중계를 할 수 있나?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SBS 높은 분들의 머리를 열어보고 싶다.

SBS의 단독중계를 비판했던 KBS와 MBC 역시 마찬가지다.

SBS의 단독중계를 '연속기획보도'까지 동원해 비판했던 KBS는 중계권 갈등의 해법으로 올림픽 같은 행사조차 "순차방송을 통한 중복편성 방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과거처럼 동시에 3사가 똑같은 게임을 중계하는 등 중복편성이 재현된다면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였다. 물론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조차 SBS가 단독중계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월드컵이라도 중계하고 싶은 궁색한 처지때문이긴 하다.

그런데 '국민음악회' 따위의 행사를 동시생중계하다니, 도대체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은 어떻게 된 것인가.

MBC는 또 어떤가. MBC는 "동계 올림픽이 온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는 스포츠 축제인데도 정작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 박탈되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시청자들이 올림픽을 보고 싶은데, SBS를 통해서만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이런 식으로 갖다 붙일 수도 있구나 싶다. 그런데 적어도 MBC의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SBS와는 차별적인 올림픽 중계를 한다는 나름의 항변이 있기는 하다. 한국 선수를 소개할 때 일장기를 표시하고, 해설자가 망언을 하는 따위가 아닌 훌륭한 중계해설을 MBC는 할 수 있다, 뭐 이런 거다.

그렇다면 이번 '국민음악회'는 어떤가? MBC가 그 행사를 타방송사에 비해 차별적으로 방송할 수 있나? 똑같은 출연자에 똑같은 진행자가 나오는 방송을 방송3사가 똑같은 화면각도로 방송할 게 분명한 데, 그럼 도대체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은 어떻게 되냐 말이다.

제발 작작 좀 해라. 이건 정말 아니다.


이 따위 말로만 '시청자가 최우선'이라니.. 정말 구역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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