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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 성범죄자 안모씨 얼굴은 왜 안보여주나?

뉴스후비기

by hangil 2010. 3. 1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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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MBC 뉴스데스크에 "9년 동안 여대생과 가정주부 등 6명을 성폭행한 40대가 붙잡혔다"는 보도가 등장했다.

그렇지않아도 김길태의 범죄로 온 나라가 떠들석한 판국에 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가 잡혔다니, 관심 있게 보도를 봤다. 그런데 이상했다. 너무 이상했다.

먼저 앵커의 코멘트에서부터 이상했다.

'어깨걸이 제목'이라 부르는 뉴스 제목과 함께 보여진 CCTV 사진에 잡혔다는 피의자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왠 모자이크?

그리고 기자의 리포트도 살펴봤다.

경북 영주의 한 원룸에서 혼자 있던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달아났다는 이 남자의 CCTV를 보여주는 화면에서도 '피의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었고, 경찰서에 잡혀 와 조서를 쓰고 있는 이 '피의자'의 얼굴은 '블러 모자이크'로 뿌옇게 처리되어 있었다.

'피의자'의 얼굴은 1초도 드러나지 않았고, 기자가 코멘트로 "범인"이라고까지 지칭한 이 피의자의 이름은 "이미 성폭행 사건 다섯 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수배를 받아오던 44살 안 모 씨"로 표현됐다. 실명이 드러나지 않은 것이다.


이상했다. 너무 이상했다. 

하다못해 같은날, 이미 앞서 첫보도에서부터 5번째 보도까지 김길태의 이름과 얼굴이 그대로 공개되었는데, 왜 9년에 걸쳐 다섯명이나 성폭행하고 강간했다는 피의자의 이름과 얼굴은 보여주지 않는 것일까?

영주에서 발생한 일이라서? 사람이 죽지 않아서?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아니라서? 국민들의 공분이 모아진 사건이 아니라서?

도대체 성범죄자, 아니 흉악범죄자, 아니 어떤 사건의 피의자 혹은 범인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는 기준이 뭐냐는 거다.


딱 하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있긴 하다. 지들 꼴리는대로. 언론사들 X 꼴리는대로가 아니면 이해가 안된다.

하지만 이건 정상은 아니다. 비정상이다.

이대로 계속 가면 기준을 합의할 때를 놓치고 만다. 그렇게 되면 이런 흉악범죄에서만 언론사들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얼굴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넘어, 정치인이나 재계 인사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이라 지칭하는 집단의 비리에 대해서도 다른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자기들만의 잣대를 들이댈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건이 얼마나 센세이션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지들만의 잣대를 들이댈 것이다.

언론의 양심에 따라 공개를 하든지, 비공개를 하든지 일관되게 적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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