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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의 '불법파업' 포스터와 새노조의 'KBS개념탑재' 포스터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10. 7. 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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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6일차를 맞은 언론노조 KBS본부(KBS새노조)의 파업에 대해 KBS 사측(김인규)이 '불법파업'이라며 길길이 날뛰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 대해 업무상, 인사상 불이익을 언급하며 업무에 복귀하라는 협박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국민적 파급력이 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제작자들에 대한 압박이 크다고 한다.

물론 그럼에도 KBS새노조의 파업은 전혀 꺾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어제는 KBS의 스타 PD 중 한 명인 1박2일 나영석 PD까지 "끝까지 하자"며 파업에 대한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파업의 결의를 밝히는 나영석 PD


또 한편으로 김인규는 국민예능프로그램이라 할 만한 '1박2일'을 그동안 방송된 내용을 짜깁기한 '스페셜'로 내보내면서 그 아래에 "KBS본부의 불법파업으로 인한 것"이라는 자막을 내보내며 전국민 앞에 KBS새노조의 파업이 불법파업이라고 떠벌리기도 했다.

하지만 법률가집단인 민변(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는 KBS새노조의 파업이 주체, 목적, 절차, 수단과 방법 등 4가지 조건이 모두 정당하다며 합법파업이라는 법률적 판단을 내렸다.

자세한 내용 아래 링크 참조


그리고 언론노조에서는 김인규가 '1박2일'에 내보낸 '불법파업' 자막과 관련해 언론중재위에 KBS를 상대로 다음과 같은 정정보도를 할 것을 신청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불법파업’ 관련 정정보도문

본 방송은 지난 7월 4일 <해피선데이>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불법파업으로 인해 기 방송된 내용의 재편집 분을 방송한다”고 자막방송하였습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파업은 임단협 결렬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 등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 합법적인 파업임을 알려드립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에 피해를 끼친 데 대해 사과드립니다.

7월 4일 '1박2일' 방송중에 나간 자막


언론노조는 KBS가 KBS새노조의 파업을 "불법이라고 단정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KBS본부의 파업은 임단협 결렬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합법적인 쟁의행위"라고 밝혔다. 김인규가 'KBS새노조가 불법적으로 파업을 하여 해당 프로그램의 기 방송분이 재편집되어 방송'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한 것은 "명백한 오보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KBS새노조의 파업을 두고 김인규사 '불법파업'이라고 여러 형태로 대응하는 것(여기엔 청경들을 동원해 KBS새노조의 집회장소조차 원천봉쇄하고 물리력을 동원해 탄압한 것도 해당된다)과 관련해서는 아마 앞으로 오히려 김인규의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둘러싸고 법적인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후비기에서는 법적인 다툼 여부를 떠나 KBS새노조 파업 이후 노사 양쪽에서 등장한 두 개의 포스터를 가지고 노사 양쪽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먼저 김인규가 KBS에 부착한 포스터다.


'업무 복귀 명령'이라는 딱딱하기 그지 없는 그야말로 '명령'조의 이 포스터에서 김인규를 포함한 'KBS 경영진 일동'은 KBS새노조 조합원들에게 "더 이상의 불법 파업을 중단하고 즉시 업무에 복귀할 것을 지시한다"며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파업과 해사행위를 계속할 경우, 법과 사규를 엄정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협박했다.

위아래 파란색 띠에다 흰글씨를 박아넣고 가운데는 흰 공간에 검은 글씨로 '지시', '불법', '법과 사규', '엄정 적용' 등 딱딱하기 그지없는 단어들을 나열한 이 포스터는 솔직히 보는 것만으로 짜증이 확 일어나고 눈길을 외면하게 만든다.

국민 예능프로에 '불법파업' 운운하는 자막을 띄우질 않나, KBS 사내에는 이런 구시대적 포스터를 붙이질 않나, 김인규의 경영 마인드는 참 안습이다.

그럼 이제 KBS새노조가 오늘 배포한 포스터를 보자.


'시민과 함께하는 KBS 개념탑재의 밤'이라는 제목의 이 포스터. 보자마자 눈길이 확 가면서, 그야말로 빵~ 터진다.

KBS새노조는 지난주 파업에 돌입하면서 7월 7일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제의 이름이 'KBS 개념탑재의 밤'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나 직설적이면서도 그 의미를 뇌리에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포스터를 만들지는 몰랐다. 태권브이가 등장해 KBS 사옥에 '개념'을 덮어씌운다니! KBS새노조의 어떤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센스,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따로 설명할 필요 없이 KBS에 개념을 탑재해주는 태권브이가 있을리는 없다. 그렇다면 누가 태권브이를 대신해야 할까. 먼저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나섰다. 그리고 국민들이 함께 하면 된다. KBS가 개념을 확실히 가질 수 있도록 국민들이 나설 때다. 지금은 'KBS를 살리겠습니다!'는 KBS새노조의 파업을 굳건히 받쳐주면 된다.

7월 7일 저녁 7시, KBS 본관 앞으로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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