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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이 "언론기관 KBS에 대한 모독"이란다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11. 7. 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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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불법도청 의혹을 받고 있는 KBS 기자의 집을 압수수색하자 KBS가 보도본부 차원에서 '입장'을 내놨다.

KBS 보도본부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필요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며 "있을 수 없는 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강력한 유감"이라... 유감이 어느 정도가 되어야 강력해지는지는 모르겠다. KBS 보도본부는 여기에 더해 "근거 없는 주장으로 회사와 기자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긴급'이라는 태그까지 달고 올라온 KBS 보도본부의 이번 입장은 "강력한 유감" 등 표현의 수위는 자못 비장함까지 띠고 있지만 정작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수사에 대한 KBS 보도본부의 입장


먼저, 'KBS 보도본부' 쯤에서나 나온 입장이 글의 최소한의 기본이라 할 6하원칙에도 맞지 않다. 경찰이 '무엇'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는지(KBS 보도본부의 이번 입장에는 '도청'이란 단어가 단 하나도 없다), '왜' 경찰의 압수수색이 "있을 수 없는 일"인지(KBS 보도본부는 그저 "이번 압수수색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특정 정치집단의 근거 없는 주장과 일부 언론 등이 제기한 의혹에 근거해 이뤄졌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 특정 정치집단의 주장이 왜 근거가 없는지,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은 왜 문제인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아무런 설명이 없다. 오로지 '누가'(KBS) '어떻게'(강력한 유감과 법적 대응 등) 하겠다는 것만 있을 뿐이다.

뭐 그럴수도 있겠지만, KBS 보도본부 쯤이나 되는 곳에서 나오는 입장 치고는 참으로 수준 이하다.

더욱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KBS 보도본부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두고 "언론기관 KBS에 대한 모독이자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밝힌 부분이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 문장을 보고 정말 귀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제3자가 KBS를 '언론기관'으로 분류하면 몰라도 KBS가 스스로 '언론기관'이라니? MB정권 출범 이후 정연주 사장이 쫓겨난 뒤 KBS는 스스로 '언론기관'이길 포기한 것 아니었나? 언론기관이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수많은 짓들을 저질러놓고, 그래서 '아하, KBS는 이제 언론기관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와 자신들이 '언론기관'이라니, 나아가 '언론자유'까지 들먹이다니!!!

KBS 사내에서조차 언론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기관(KBS에서는 사내게시판에 올라오는 글까지 정권비판의 내용이 있거나, 경영진을 비판하면 삭제되는 일이 비일비재로 일어난다)이 '언론기관'임을 자처하고 '언론자유'를 들먹이는 이 현실, 정말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KBS가 정말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을 '모독'을 여길려면, 당당히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면 된다.

'대통령 방송'이라고!

감히 경찰 따위가 '대통령 방송'의 기자를 압수수색하다니, 이런 모독이 어디 있나?..라고 경찰을 호통친다면 이건 오히려 말이 된다.

어쨌든...
정말, KBS 그리고 김인규씨, 그리고 그 밑에서 KBS를 망가트린 직원들 이제 어쩌니?

수신료 인상은 물건너 가고... 외국에서는 불법도청한 언론사가 폐간당했다는데...
(관련글 : 불법 도청으로 매체 폐간한 루퍼트 머독, 그렇다면 KBS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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