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의 거짓논문을 파헤치고, 4대강사업의 문제를 추적하고, 스폰서 검사를 세상에 고발했던 MBC 최승호 PD가 오늘 한겨레에 쓴 기고문에 나오는 내용들이다. 최승호 PD는 "권력을 견제하려는 저널리스트들은 쫓겨나고 '청문회 뒤에나 해보든가'라고 저널리즘을 우롱하는 자들이 방송을 장악했다"고 한탄했다.
또 보도국에서는 KBS 도청의혹에 대해 보도국 간부가 "아직까지 확인여부가 많은 상태이고 여러가지 면에서 민감 사안, 그러니 데스크 선배들을 믿고 반드시 보고하고 상의한뒤 스트레이트 기사 쓸 것"이라는 지시를 공개적으로 내리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MBC노조 노보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MBC에서 최근 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른바 '김재철 사표 쇼'다.
최승호 PD는 "이대로는 안 된다. 보수건 진보건 누구를 위해서도 공영방송을 이렇게 놔둬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민 여론의 공론장이 되어야 할 방송을 권력의 선전장으로 만들어버린 현재의 공영방송 시스템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그냥 이뤄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을 '흔하게'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MBC 직원들이 들고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잔인한 요구일 수도 있다. MB정권이 출범하고 3번의 파업을 했던 MBC노동조합이었다. 그 과정에서 이근행 위원장이 해고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불과 3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그것도 <PD수첩>팀에서 이처럼 비일비재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니, 그런데도 어쨌거나 내부가 돌아가고 있다니 그것도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MBC노동조합은 오늘부터 부재자투표를 시작으로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파업이 이뤄진다면 "사상 유례가 없는 강도 높은 파업, 독한 파업"을 각오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8일부터 '조중동 방송 광고 직거래 저지, 공정방송 복원, 언론다양성 사수'를 내걸고 총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 가결될 경우 8월말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