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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괴담', 스포츠조선 기자들 사과안할겨?

코후비기(잡설)

by hangil 2008. 2. 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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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나훈아 괴담'에 대해 나훈아 씨가 직접 마치 피토하듯 1시간의 '해명' 기자회견을 가진 뒤, 신문방송 등 각종 매체에서는 '악성 루머'의 유통 통로라며 인터넷을 성토하고, '집단 관음증'을 타박하는 기사들이 범람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나훈아 씨에 대한 중장년층의 관심 때문인지, '소문'의 전달자로 4~50대 중장년들을 거론하며 새로운 현상인 것처럼 교묘하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사들도 제법 눈에 띤다. 그 중에서는 '사회에서 거세될 위기에 처한 중장년층이 나훈아 남성 거세 소문에 동병상련을 느껴 적극적인 소문의 전달자로 나섰다'는 식의 해설까지 나왔다. [조선일보 박은주 엔터테인먼트부장 칼럼 '태평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러면서 정작 '나훈아 괴담'의 진원지가 되고, 소문이 눈덩이처럼 부풀려지는 데 있어 핵심적 역할을 했던 존재들에 대한 책임을 살포시 묻혀지고 있는 중이다. 백날 '대중의 관음증이 문제다, 인터넷 연예매채의 선정성이 문제다'고 떠들어보니 뭐하겠는가. 불투명하고 추상적인 비판 속에서 익명에 묻힌 책임을 진 인간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중들에 대한 비판과 사회현상에 대한 우려에 가세하고 있다.

그리고, 괴담과 루머와 각종 스캔들은 반복, 반복, 또 반복, 그러다 한 명 쯤 죽어야 좀 잠잠해지고, 누구 한 명쯤 바지까지 벗어내려야 자성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뿐이다.

그런데, 마침내, 구체적인 책임을 묻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오늘(2월 1일) 논평을 내고 "괴소문에 대한 반박과 언론에 대한 규탄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쓴 기자와 언론사, 이를 확산시킨 언론들은 이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스포츠조선'과 나훈아 관련 기사를 쓰고 블로그에 미확인 루머를 올린 기자들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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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스포츠조선 강일홍 기자의 블로그다. 나훈아의 기자회견 직전까지 강 기자는 "해외에 체류하다 입국했다는 출입국관련 기록만 확인된 상태일 뿐 국내 소재 조차 파악이 안되는 상황이니 의혹만 갈수록 증폭될 뿐"이라며 "정말 아무일이 없다면 당사자가 하루속히 나타나 자신을 둘러싸고 나도는 의혹들을 불식시켜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의혹을 부풀리고, 나훈아의 해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언련은, 29일 방송된 MBC 'PD수첩' 방송 내용과 그 동안 확인된 사실을 토대로
- 2007년 2월 20일 나훈아 잠적설과 관련한 최초 보도인 스포츠조선의 <나훈아, 활동 중단 잠적 ‘쌓이는 의문’…‘은퇴설-이혼설’>과 김인구 기자,
- 2007년 11월 22일, 나훈아를 둘러싼 의혹들을 정리한 스포츠조선의 <나훈아 잠적 9개월째…중병? 하와이 거주? 꼬리무는 설>과 이정혁 기자
- 2007년 5월호 <여성조선>이 이니셜로 나훈아가 후배의 아내를 뺏었다는 소식을 보도한 것,
- 2007년 12월 27일 스포츠 조선이 <[연예가 25시] 중견가수 R씨, 일 조폭 두목 애인 건드려 뭇매>에서 신체훼손설까지 이니셜로 기사화 한 것과 이를 쓴 강일홍 기자

등을 구체적으로 문제 삼았다.
특히 강일홍 기자에 대해서는 "블로그에는 이미 나훈아 씨와 관련된 소문들이 한 편의 소설처럼 연재되어 있었다"고 지적했고, 같은 회사 최만식 기자의 블로그 역시 "<연예인 K를 건드렸다가 내시(?)가 된 중견가수>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훈아 씨의 괴소문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강일홍 기자는 PD수첩과의 통화에서 "(소문이) 너무 터무니 없으니까 신문에는 다루지 못하지만, 블로그에는 그런 개인의 의견들은 쓸 수 있다고 판단해서"라고 블로그에 소문을 쓴 배경을 이야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무책임의 극치"라며 "블로그는 일인 미디어라고 볼 수 있다. 하물며 언론사의 기자가 블로그를 운영할 때는 우리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스포츠조선의 경우 홈페이지에 ‘기자 블로그’ 페이지를 함께 운영해 누구나 접할 수 있어 "기자들이 개인 의견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해당 기자들과 <스포츠 조선> 측은 나훈아 씨에게 신문지면을 통한 사과나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연한 말이다.

스포츠조선 뿐만 아니라, 나훈아의 말처럼 '방관자', '방조자' 구실을 한 여타 스포츠신문, 인터넷연예매체 등도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민언련에 따르면 국제신문 한 곳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더 이상, 공허한 지적, 하나마나한 비판은 하지 말자.
누가 무슨 짓을 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보다 구체적으로 묻자!!
네티즌들도 익명성에 기대 근거없는 소문에 혹해서는 안되겠지만, 자기 이름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들까지 자기가 쓴 기사와 글에 책임을 지지 않으면, 도대체 언론을 무엇으로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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