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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조중동 괴담'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8. 5. 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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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5월 6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불분명한 연구소 이름으로 낭설 퍼뜨려>를 각색한 '기사'입니다. 조중동 지면에서 판치는 '조중동 괴담' 그 실체를 드러내기에는 역시 조중동 프레임이 딱이네요. 원래 조선일보에 실린 '글'도 함께 읽어보면 재밌을 거 같습니다~ ^^;)


6일 보수신문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정부와 미국내에서 떠돌고 있는 각종 ‘괴담(怪談)’이 모여 있다. 신문을 보면 1면부터 미국 정부를 대신해 미국산 쇠고기를 홍보하는 “광우병은 전혀 없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정부 광고가 걸려 있고, 지면 곳곳에서는 이명박 정부 관계자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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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안쪽에서는 ‘난무하는 광우병 괴담’, ‘고삐풀린 인터넷 괴담’, ‘인터넷 괴담 진화과정 추적해보니’라는 제목의 ‘광우병 우려, 괴담 만들기’ 놀이가 한창이다. 신문 어디에도 정부의 협상이 잘못됐고, 미국에서 들어올 소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신문 기자들은 지난 해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 선 뒤 지금은 이명박 감싸기를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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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차례로, 동아일보의 1면, 중앙일보의 사설, 조선일보의 기사 제목)


이명박 정권 제1의 친여찌라시인 ‘동아일보’에는 이날 <허무맹랑한 낭설, UCC -블로그 타고 번지며 정설 둔갑>, <1990년대 ‘카더라 구전’서 2000년대 ‘논리 비약형’으로>, <중 2억 누리꾼 ‘사이버 인육수색’ 성행> 등의 기사가 ‘고삐풀린 인터넷괴담’의 사례로 주요 지면에 실렸다. 유행이 한참 지난 ‘김민지 괴담’에서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에 콜라를 부으면 기생충 성충이 기어 나온다’ 따위의 ‘괴담’까지 소개되어 있다. 미국의 도축, 검역 시스템이 얼마나 엉망인지는 역시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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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사)


◆사실이 아닌 주장만 거론하며 ‘괴담’으로 그럴듯하게 포장

‘숭례문 화재 사건’과 관련한 이른바 ‘정도전 예언’을 소개하며 ‘인터넷 괴담’으로 ‘광우병 논란’까지 도매급으로 묶는 것 또한 그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20개월 미만 소의 쇠고기만 먹는다’, ‘화장품, 기저귀 등을 써도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를 ‘광우병 괴담’으로 소개했다.

동아일보는 ‘인터넷에는 정도전 괴담 같은 게 떠돌고 있으니, 광우병에 대한 우려 역시 괴담’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펴고 있다. 얼핏 들으면 그럴싸한 글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의 95% 이상이 20개월 이하의 소라는 것은 이미 사실로 알려져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역시 이전 정부 때는 ‘30개월 이상은 수입하면 안되고, 광우병 위험물질 또한 들어오면 안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과학적 접근 않고 인신공격

일부 연예인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비판 발언 또한 보수신문들에겐 호재(好材)로 이용된다. 조선일보에 실린 <연예인들 거침없는 발언 ‘일파만파’>는 “일부는 열광하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선동’이란 우려도 적잖다”며 “이들 발언의 ‘반향’이 커지면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고중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욕설 랩’까지”라는 중간 제목까지 달아, 마치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욕설 랩이 등장한 것처럼 교묘하게 보도하기까지 했다. 정작 기사에서는 공중파 예능프로에서 광우병을 화제로 삼은 것과 래퍼 디지의 ‘욕설 랩’은 따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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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기사)

동아일보의 <“연예인들이 괴담 부추겨서야…”>도 연예인을 문제삼은 대표적인 기사다. 동아일보는 “연예인들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예민한 현안에 대해서는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며 방송도 극단적인 발언을 걸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조중동 어느 신문도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 노래까지 지어 부른 이은하와 ‘거리의 시인들’의 멤버 노현태를 문제 삼은 신문은 없었다.

조중동 괴담은 과학적인 분석이나 합리적인 비판에서 벗어나 인신공격으로 치닫고 있다. ‘미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충동적으로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것’(조중동 지면에 게재된 기사 요약)으로 매도하는 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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