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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돼지는 바이러스 공장"이라며

찌라시후비기

by hangil 2009. 5. 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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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독감을 그동안 '돼지 인플루엔자' 혹은 SI라고 부르던 것을 '신종 인플루엔자' 또는 '신종 플루'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 WHO도 SI를 'H1N1 인플루엔자 A'로 변경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독감이 돼지로부터 전염되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총 8개의 유전자 가운데 두 개가 변형된 신종 바이러스는 한달 동안 찾았지만 멕시코 지역 어느 돼지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보도 : 누명 벗은 돼지)

이를 두고 '돼지가 누명을 벗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나보다. 이번 독감을 '돼지 인플루엔자'라고 부르면서 돼지 소비는 급갑했고, 돼지 농가들 또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 돼지도 누명을 벗고 돼지 농가도 누명을 벗은 셈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짚어봐야 할 보도가 있다.



조선일보 기사 중간제목

지난 4월 28일 조선일보 5면에 게재된 <감염력·사망률 파악 안된 '이종'...치료제 있지만 예방백신 없어>이다. 이미 ‘미디어 후비기’에서도 한 번 지적했던 기사인데,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돼지는 ‘바이러스 공장’”이라는 중간 제목까지 달아, 아래와 같이 전했다.


돼지는 바이러스 '믹싱'(mixing·혼합) 공장이다. 사람과 유사한 돼지의 호흡기 점막 세포에는 인간·조류·돼지 바이러스가 공존한다. 여기서 바이러스끼리 서로 유전자를 교환하여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가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감염 전문가들은 새로운 판데믹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면 그 원천은 돼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이번에 등장한 멕시코 SI도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와 북미 지역에서 유행하는 조류 인플루엔자, 멕시코와 유라시아 지역에 돌던 돼지 인플루엔자 등 4가지 형태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뒤섞인 신종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말하는 ‘판데믹 바이러스’는 “여러 대륙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해 수만~수백만건의 감염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독감”으로서 “국제보건기구(WHO)는 인플루엔자의 위험도를 6단계로 나눠 경고하고 있으며, 가장 높은 6단계”라고 한다.

돼지로부터 이번 독감이 전염된 게 확실치도 않은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돼지를 원인으로 단정지었을 뿐 아니라 돼지를 ‘바이러스 공장’이라고 부르면서, 말 그대로 ‘괴담’을 퍼트리며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돼지 농가들에게 치명상을 입힌 셈이다.

이 정도면 ‘다우너 소’를 두고 ‘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는 소’라고 했던 PD수첩보다 그 과장의 수준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의학전문기자’가 이 기사를 씀으로서 마치 의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보도해 독자와 국민들의 돼지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가중시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들은 PD수첩 방송에 대해 영업방해로 고소했다. 그래서 PD수첩 제작진들은 검찰에 체포되면서까지 조사를 받았다.

돼지를 ‘바이러스 공장’이라고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 양돈업계는 어떤 조치를 취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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